(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말의 무서움을 알게 됐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시즌 초반 '승격팀 돌풍'과 함께 직설적인 발언이나 솔직한 감정 표현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중 하나가 3월 5일 FC서울과의 2라운드 이후 소감이었다.
당시 광주는 안방에서 서울에 0-2로 졌는데, 이 감독이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저렇게 축구하는 팀에 졌다는 게 분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 그라운드 밖에서 큰 이슈를 낳았다.
그 말을 하며 이 감독은 안 감독과 서울의 축구를 비하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지만, 상대 팀에 대한 '저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어휘 선택이었다.
안 감독이 이후 공개 석상에서 "언짢거나 그런 것은 없고, 후배가 그렇게 말하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노력해야 한다. K리그의 문화 발전을 위해 구성원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이며 일단락된 바 있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과의 시즌 두 번째 대결을 앞두고 이정효 감독은 당시 발언과 후폭풍이 '큰 경험'이 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그때 제가 크게 어떤 계산을 해서 얘기한 건 아니었다. 선수들이나 저 모두 '미생'이었다"며 "그 경험으로 말의 무서움을 알게 됐다. 제 말에 대해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쁘게 비칠 수 있다는 것도 느끼게 돼 인터뷰를 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 생활을 하며 제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안익수 감독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시죠"라며 미소 지었다.
안 감독은 "우리 축구 시장이 건강하지 않다. 할 일이 많다"며 "단발성으로 도발하고 그런 것이 기삿거리가 되지 않고, 좀 더 발전적인 스토리에 집중하며 시장을 키워가는 게 우리다운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