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그림 같은 논스톱 슛으로 리그 8호 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를 질주한 FC서울의 '골잡이' 나상호는 이정효 광주FC 감독의 '저런 축구' 발언이 승리의 자양분이 됐다고 했다.
FC서울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잔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후반 18분 투입된 나상호는 불과 2분 뒤 결승포를 터뜨렸다.
나상호는 후반 20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황의조의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리그 8호 골을 넣은 나상호는 득점 선두를 질주했다.
나상호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지난 3월 광주전 이후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 등 모두가 관련 기사를 접했다"며 "상처 입은 자존심을 다시 회복하고 갚아주자는 마음으로 모두가 이번 경기를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 이정효 감독은 지난 3월 5일 서울과의 2라운드를 마치고 "저렇게 축구하는 팀에 졌다는 게 분하다"고 언급해 이슈를 낳았다.
서울 입장에서는 '저런 축구' 발언을 '이게 축구'로 갚아준 셈이다.
승리가 확정된 뒤 서울 팬들은 안익수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나상호는 결승골에 도움을 준 황의조를 향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함께 출근하는 길에 내가 크로스를 길게 올리면 (황)의조 형이 들어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막상 골 장면에서는 반대로 됐다"며 멋쩍게 웃은 나상호는 "의조 형이 크로스를 잘 올려준 덕분에 골을 넣었다. 계속 서로 이야기하면서 좋은 상황이 나오도록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상호가 골을 넣은 비결은 갈고닦은 피지컬과 자신감이었다.
나상호는 "지난 월드컵 경험과 해외에서 축구를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경기장 내에서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프리시즌 동계 훈련 때부터 피지컬 부분에 신경을 써서 좀 더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득점왕 레이스의 선두에 선 나상호는 해외 진출에 대한 욕구를 숨기지 않았다.
연일 좋은 활약 속 자신의 유럽 진출을 걱정하는 팬들을 향해 그는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현재 퍼포먼스를 이어가며 팬들과 즐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팀이 좋은 순위에 있게 노력하는 게 의무인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득점왕보다는 서울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게 목표고, 개인적으로는 해외에 나가 경쟁력을 갖춰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나상호는 몸 상태에 대해 "지난 경기에서 부상이 있어서 오늘은 감독님이 배려를 해주셨다"고 설명한 뒤 "승점 3이 걸린 상황에서 감독님의 기대에 보답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안익수 감독도 "나상호가 부상이 있어 걱정했고, 최대한 게임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면서도 "부상을 안고 있지만 베테랑답게 좋은 모습으로 열심히 해준 게 고맙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