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유럽축구 무대와 월드컵에서 모든 것을 이룬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의 다음 행선지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정해졌다.
AFP 통신은 메시가 사우디 프로리그 클럽과 '블록버스터급' 계약을 맺었다고 계약 과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9일 긴급 보도했다.
관계자는 AFP에 "메시의 계약이 완료됐다. 다음 시즌부터 메시는 사우디 리그에서 뛴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규모가 엄청나다.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메시를 영입한 사우디 클럽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PSG는 AFP에 메시와의 결별을 사실상 인정했다.
AFP는 메시의 사우디행을 묻는 말에 PSG 관계자가 "만약 우리가 메시와 재계약할 것이었다면, 진작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메시와 현 소속팀인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의 계약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메시의 행보는 축구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스페인의 '거함' FC바르셀로나에서 유년 시절부터 19년간 몸담으며 라리가 10회, 국왕컵 7회, 수페르코파 7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회 등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메시는 2021-2022시즌부터는 PSG에서 뛰었다.
PSG에서는 주목표인 UCL 우승을 달성하지 못 했지만, 정규리그 우승(2021-2022시즌)을 이뤘다.
메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어 경력의 '정점'을 찍었다.
카타르 왕가 자본 소유인 PSG에 메시는 가장 비싸고 자랑스러운 '보석'이었다.
이런 까닭에 메시와 PSG의 계약은 연장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메시와 PSG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연이어 나온 가운데, 친정 바르셀로나, 미국프로축구(MLS) 인터 마이애미, 사우디 클럽이 메시 영입을 바란다는 이적설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메시가 PSG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우디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측의 결별은 굳어지는 분위기가 됐다.
사우디 관광청 홍보대사인 메시는 지난달 30일 로리앙과 정규리그 경기를 마친 뒤 팀 훈련에 불참하고 사우디로 가 홍보 영상을 찍었다.
메시가 사우디에서 뛰게 되면서 '영원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와의 '메호대전'도 부활할 전망이다.
호날두는 지난해 12월 31일 알나스르로 이적하며 사우디 프로리그에 몸담았다.
16팀이 경쟁하는 사우디 프로리그는 두 라운드 풀리그로 총 30경기씩을 소화한다.
메시가 알나스르로 이적하지만 않는다면, 정규리그에서 호날두와 두 차례 맞대결하게 된다. 킹스컵, 슈퍼컵 등 컵대회까지 더하면 4차례 이상 맞붙을 수도 있다.
메시의 연봉이 얼마나 될지도 관심거리다.
호날두는 2025년 6월까지 총 4억 유로(약 5천822억원)를 받기로 했다. 현재 호날두는 전 세계 운동선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만약 메시가 이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면, 자존심 센 호날두에게 큰 상처가 될 터다.
AFP는 소식통을 인용해 "두 선수의 계약 모두 세계 최대 국부 펀드인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자금을 지원한다"면서 "메시를 데려가는 것은, 특정 클럽이 아니라 사우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