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SSC 나폴리는 33년 만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 세리에A 정상에 올라 팀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등 번호 3을 달고 뛴 김민재는 모두가 인정하는 나폴리 우승의 일등 공신이다.
한국 축구 팬들도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맹활약하고, 끝내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을 벅찬 마음으로 지켜봤다.
김민재는 한국 대표팀을 통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오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민재의 리그 우승 소감과 나폴리 현지 팬의 생생한 반응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김민재는 "대표팀에서 와주셔서 한국에 계신 팬들에게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됐다"고 운을 뗀 뒤 "새벽 시간 경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나폴리에 오시거나, 멀리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등번호 3을 달고 뛰는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3'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 덕분에 이번 우승이 더욱 뜻깊다고 했다.
나폴리는 1989-1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에 통산 3번째로 세리에A를 제패했는데, 5일 열린 33라운드 우디네세와의 원정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친형이 가족 메신저 단톡방에 3의 의미를 올려줘서 알았다"는 김민재는 "축구 인생에서 3이라는 의미가 커진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을 향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김민재는 "소속팀에서는 3번, 대표팀에서는 4번을 다는데, 이 번호도 상징성이 있다. 갑자기 대표팀 등번호를 바꿔버리는 건 이미 유니폼을 사주신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첫 빅리그 우승이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고생한 성과를 얻은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몰랐다"는 김민재는 "팬들과 세리머니도 하고, 축하 파티도 하니까 '진짜 우승했구나'라는 게 느껴졌다"며 당시의 벅찬 감정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날 경기가 힘들었는데, 끝나고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추다 보니 실감이 났다"고 덧붙였다.
현지에서의 인기도 체감한다고 했다.
김민재는 "식당에 가면 서비스를 많이 주거나 기존 가격 대신 (더 낮은) 다른 가격을 적어주셔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그냥 돈을 지불하고 먹으면 속이 편한데 오히려 불편하기도 한 것 같다"며 민망해했다.
영상 속 나폴리 팬들은 "나폴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괴물 같은 선수"라며 김민재를 치켜올렸다.
이번 영상 촬영은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민재, 나폴리, 다녀와"라는 깜짝 발언이 계기가 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우승 뒤에는 현지에서 상상도 못 하는 일이 벌어진다. 어마어마한 일을 놓친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김민재를 만나 직접 격려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