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0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 골을 넣은 전북 백승호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3.5.10 [email protected]
(수원=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2021시즌, 울산 현대와 선두 경쟁에서 밀리는 듯했던 전북 현대가 역전 우승의 발판을 놓은 것은 9월이었다.
29라운드 울산과 원정 맞대결에서 무승부에 그쳐 승점 4차로 뒤져있던 전북은, 그다음 30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부터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울산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다득점에서 앞선 상황에서 맞은 울산과 마지막 파이널A 맞대결에서 3-2로 승리한 것은 결정적이었다. 그해 전북은 결국 9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냈다.
연승으로 우승의 중요한 분기점을 만든 4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미드필더 백승호였다.
백승호는 30라운드 수원전부터 31라운드 광주FC전, 3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까지 3경기 연속골을 퍼부었다. 그중 2골이 결승골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뛴 백승호가 이 3경기에서 맡은 세부 역할은 경기별로 조금씩 달랐으나, 기회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골을 노린 점은 같았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0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 전북 백승호가 골을 넣고 있다. 2023.5.10 [email protected]
백승호가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학 시절부터 키워온 '공격 본능'이 전북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2023년 5월 다시 한번 빛났다.
10일 수원과의 정규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백승호는 시즌 마수걸이 골을 포함해 멀티골을 폭발하며 전북의 3-0 대승에 앞장섰다.
먼저 전북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40분 하파 실바의 헤더 패스를 멋들어진 오른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해 추가골을 뽑았다.
후반 20분에는 페널티지역 왼쪽 사각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과감하게 강력한 직접 슈팅을 날려 수원 골망을 출렁였다.
비단 골 장면에서 뿐만이 아니었다. 백승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방으로 침투하며 수원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백승호 덕에 전북은 올 시즌 처음으로 3골을 넣었다. 감독과 단장 퇴진을 부르짖던 전북 팬들이 그토록 원하던, 화끈한 '닥공' 축구였다.
그에게 공격적인 임무를 부여한 건 김두현 전북 감독대행의 노림수였다.
백승호는 경기 뒤 "(감독님이) 나와 (이)수빈이 공격적인 위치에 서고, '포켓' 안에서 공을 돌리다가 우리에게 침투 패스가 들어오면 연계하라고 했다. 이번 주 내내 이 부분을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백승호가) 공격적으로 빠져 다니며 본래 잘하는, 볼을 소유하면서 하는 플레이를 해 주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백승호의 공격적인 재능이 언제든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낭중지추'라는 점을 김 대행이 잘 이해하고 활용했다.
강등권인 10위까지 처졌던 전북은 수원전 승리로 순위를 7위(승점 14)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전북에 굴욕적인 순위다. 전북은 명실상부 K리그 최다 우승팀이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0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 전북 백승호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3.5.10 [email protected]
시즌 초반 노출한 전북 공격의 문제점들이 수원전 승리 하나로 모두 가려지지는 않는다.
측면의 파괴력은 예년보다 여전히 반감돼있고, 외국인 선수들은 좀처럼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전에서 다시금 입증한 백승호의 공격적 재능은 확실한 반등을 위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백승호는 "오늘은 (앞쪽에서) 좀 더 기다리면서 공격적으로 받아주고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다"면서 "수비형 미드필더나 공격형 미드필더 모두 좋아한다.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우리가 중위권에 있지만, 다음 인천전부터 잘 준비해서 우승권에 들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우승은) 충분히 가능하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