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4년 만에 진행되는 프로배구 여자부 외국인 선수 대면 트라이아웃에서 감독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세르비아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반야 부키리치다.
신장 198㎝로 이번 여자부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한 40명 가운데 최장신인 부키리치는 트라이아웃에 앞서서 실시한 감독 선호도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부키리치는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하산 도안 스포르 콤플렉시에서 열린 2023 한국배구연맹(KOVO) 트라이아웃 연습경기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트라이아웃 일정 첫날 감독들은 선수들의 컨디션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지금은 리그가 끝나고 와서 몸이 100%가 아니다"라고 평가했고,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오늘 준비가 덜 된 게 보여서 파악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신장이 큰 부키리치는 높은 타점에서 손쉽게 공격을 성공시켰고, 블로킹에 가담해서는 탄탄한 철벽으로 변신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부키리치는 첫날 감독들이 호평했다는 말에 "정확하게 잘 보신 것 같다. 저도 뭔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좋은 플레이를 자주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부키리치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뛸 때는 블로킹 위에서 길게, 구석을 보고 대각 공격을 하는 걸 좋아한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뛸 때는 짧게 반대쪽으로 대각 공격한다. 그곳이 수비하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현장에서는 부키리치를 보고 과거 V리그에서 활약했던 메레타 러츠(미국)가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장 206㎝인 러츠는 2019-2020시즌부터 GS칼텍스에서 두 시즌 동안 뛰며 2020-2021시즌 GS칼텍스의 트레블(컵 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 정규리그 1위)을 견인했던 주역이다.
부키리치는 미국과 세르비아에서 활약했고, 2년 전에는 세르비아 여자배구 대표팀에 발탁돼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나선 바 있다.
당시 한국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김연경(흥국생명)과 사진을 찍기도 했던 부키리치는 "김연경과 다시 만나고 싶다. 같이 뛰든, 상대로 뛰든 다 좋다. 상대로 뛰어서 이기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이날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친 선수들은 12일 평가전과 감독 면담이 예정돼 있고, 13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곧바로 드래프트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