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3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선발 투수는 최원준(28·두산 베어스)이다.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최원준의 올 시즌 경기당 득점 지원(선발투수가 던진 이닝까지의 팀 득점)은 0.83점이다.
최원준은 6차례 선발 등판해 36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6이닝을 던지는 동안 두산 타선은 평균 1점도 지원하지 못했다.
11일 현재 최원준의 성적은 3패 평균자책점 4.00이다.
두 차례 등판에서 많은 실점을 해 평균자책점이 높긴 하지만, 다른 네 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이 중 세 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10일까지 QS+는 고영표(kt wiz·4회)에 이은 공동 2위, QS는 공동 7위를 달린다.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방문 경기에서도 최원준은 7이닝을 7피안타 3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두산 타선은 이날 2안타·무득점에 그쳤다.
팀이 0-3으로 패하면서 최원준도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썼다.
두산 타선은 10일까지 OPS(장타율+출루율) 0.668로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 정도로 고전 중이다.
최원준이 등판하는 날에는 타선이 더 침묵한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이제는 타자들이 최원준을 도와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지만, 최원준은 시즌 6번째 등판에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 KBO리그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8명의 평균 득점 지원은 3.19점이다.
앨버트 수아레즈(삼성 라이온즈)는 5.60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 지원을 받았다. 다만 수아레즈는 지난달 4월 28일 kt wiz와의 경기에서 8-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기고도 불펜 난조로 승리를 놓치는 등 '불펜진에 의한 불운'에 시달려 10일까지 1승(1패)만 챙겼다.
최원준 다음으로 득점 지원을 적게 받은 선발 투수는 송명기(1.33점·NC 다이노스), 곽빈(1.83점·두산), 안우진(2.00점·키움 히어로즈), 구창모(2.17점·NC) 순이다.
구창모도 아직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다른 투수들은 '불운' 꼬리표를 달긴 했지만, 1승 이상은 챙겼다.
계속되는 불운에도 최원준은 담담하다.
그는 이달 초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두산 선발 투수 중에 나만 승리가 없다. 선발 자리가 위태롭다"고 농담하면서도 "당연히 팀이 승리하고 나도 선발승을 따내면 좋지만, 개인 승리를 의식하지 않는다. 매번 등판할 때마다 긴 이닝을 소화하며 최소 실점으로 막는 것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