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손흥민이 풀타임을 뛰고도 슈팅 없이 침묵한 가운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향한 토트넘(잉글랜드)의 희망도 사라졌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졌다.
같은 시간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20승 6무 9패)가 울버햄프턴을 꺾고 승점 66을 쌓으면서 6위 토트넘(17승 6무 13패·승점 57·골 득실+6)과 승점 차가 9로 벌어졌다.
이로써 토트넘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맨유를 제치고 UCL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는 탈환할 수 없다.
아울러 토트넘은 유로파리그(UEL)행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UEL 본선 조별리그 직행 티켓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팀과 5위 팀에 주어진다.
올 시즌에는 FA컵 우승팀이 결승에 오른 리그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맨유 중 한 곳으로 결정될 터라 6위가 UEL의 마지노선이다.
토트넘은 승점이 같아진 7위 애스턴 빌라(골 득실+4)에 골 득실에서 앞서 겨우 6위를 지켰지만, 8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16승 7무 10패·승점 55)이 3경기를 덜 치렀는데도 바짝 따라붙은 상황이다.
이날 토트넘의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은 손흥민과 히샤를리송을 투톱으로 내세운 후 본래 최전방에서 뛰던 해리 케인의 위치를 내려 둘을 지원하도록 했다.
전방 압박에 중점을 둔 애스턴 빌라의 전략을 역이용, 발이 빠른 두 공격수와 시야가 넓은 케인을 조합을 통해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려는 의도였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제이컵 램지에게 실점해 0-1로 끌려가던 토트넘은 전반 24분 센터서클에서 전방으로 튀어 나가는 손흥민을 향해 케인의 날카로운 침투패스가 전달되며 의도대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고, 뒤늦게 오프사이드까지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의 노림수는 애스턴 빌라가 전반 막판으로 갈수록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점차 무력화됐다.
거센 압박에 케인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이 전방으로 뛰는 손흥민, 히샤를리송에게 좀처럼 공을 연결하지 못하면서 수세에 몰렸기 때문이다.
전반에만 오프사이드를 5회 저지르면서도 슈팅은 1개도 기록하지 못한 토트넘은 후반 7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도글라스 루이스의 공을 탈취한 게 최전방의 케인에게 흐르며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케인의 오른발 슈팅이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땅을 쳤다.
아쉬운 결정력이 토트넘의 발목을 잡는 사이에 후반 27분 루이스의 프리킥 골을 터져 애스턴 빌라가 2-0으로 달아났다.
페널티아크 뒤편에서 루이스가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이 프레이저 포스터 골키퍼의 손에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후반 41분 쿨루세브스키의 침투패스를 따라 페널티지역으로 뛴 케인이 마르티네스와 경합 중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리그 27호 골을 터뜨렸다.
이어 손흥민이 종료 직전 마지막으로 뒷공간을 내달린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패배를 면하는 듯했지만, 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득점이 없던 일이 됐다.
이날 번번이 오프사이드 판정에 아쉬움을 삼킨 손흥민은 공식적으로는 한 차례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5.97의 평점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