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울=연합뉴스) 이영호 이의진 기자 = 포항 스틸러스가 '젊은피 골잡이' 고영준의 극장 골을 앞세워 대전하나시티즌을 꺾고 3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서 탈출하고 3위로 올라섰다.
포항은 1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대전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고영준의 극적인 결승 골을 앞세워 3-2로 승리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 탈출에 성공한 포항(6승 5무 2패·승점 23)은 대전(6승 3무 4패·승점 21)을 4위로 끌어내리고 3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반면 최근 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를 거둔 대전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포항은 전반 초반 대전의 튼튼한 수비와 빠른 역습에 애를 먹으며 좀처럼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대전이 전반 12분 만에 페널티아크 오른쪽 근처에서 시도한 '포항 유스 출신' 이진현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포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대전의 수비벽에 막혀 '빠른 축구'를 구사하지 못하고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던 포항은 전반 24분 백성동의 기습적인 중거리포가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잠시 움츠렸던 대전은 전반 28분 레안드로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치고 들어가 왼발 슈팅을 때린 게 골대를 스치듯 벗어나 땅을 쳤다.
전반전이 득점 없이 끝난 가운데 후반 초반 포항이 먼저 골 맛을 봤다.
포항은 후반 7분 제카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살짝 밀어준 볼을 백성동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꽂았다.
하지만 대전은 실점 2분 만에 동점 골을 터트리며 금세 따라붙었다.
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조유민이 골 지역 정면에서 껑충 뛰어올라 헤더로 포항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1-1 동점이 되면서 경기는 더욱 불붙었고, 또다시 포항이 앞서 나갔다.
포항은 후반 21분 수비수 그랜트가 고영준의 오른쪽 코너킥을 골 지역 정면에서 헤더로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대전도 후반 31분 전병관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포항의 골그물을 흔들고 2-2 재동점에 성공했다.
무승부의 기운이 짙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포항의 고영준이 마침내 영웅으로 떠올랐다.
고영준은 후반 46분 이호재가 찔러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결승 골을 터트려 '진땀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성용 감독대행 체제를 끝내고 김병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최하위 수원 삼성은 강원FC를 원정에서 2-0으로 완파했다.
직전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0-3으로 대패한 수원(2승 2무 9패·승점 8)은 11위 강원(2승 4무 7패·승점 10)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2021년 11월 초까지 강원을 지휘하다가 경질된 게 마지막 K리그 사령탑 경력이었던 김 감독은 '친정팀' 앞에서 수원 사령탑으로서 첫 승을 챙겼다.
얄궂게도 김 감독이 강원 감독 시절 마지막으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승리한 게 2021년 8월 1일 수원과 경기였다. 당시 강원이 수원을 3-0으로 꺾었다.
한편 개막 8경기째 승리가 없다가 연승을 달렸던 강원은 11라운드부터 다시 3연패 하며 분위기가 다시 처졌다.
수원의 선제골을 이끈 선수는 지난 5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 골로 팀에 시즌 첫 승리의 기쁨을 안긴 이기제였다.
이기제가 전반 33분 오른 측면에서 왼발로 올린 크로스가 반대편 페널티지역으로 뛰어들던 한호강의 머리에 정확히 전달되며 헤딩 골로 연결됐다.
끌려가던 강원은 후반 13분 한국영의 패스 실수가 수원의 중앙 공격수 안병준의 추가 골로 이어지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한국영이 하프라인 왼쪽 지역에서 센터서클로 내준 패스가 안병준 앞으로 흘렀고, 공을 몰고 전방으로 이동한 안병준이 페널티아크 뒤편에서 기습적으로 중거리 슛을 차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신고했다.
안병준의 발을 떠난 공이 높게 솟구치더니 도중에 뚝 떨어지며 강원의 유상훈 골키퍼 머리 위를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강원은 후반 점유율을 70%가 넘게 올리며 8개 슈팅을 퍼붓는 등 공세를 폈지만, 만회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대구FC는 매서운 역습을 몰아치며 '승격팀' 광주FC를 원정에서 2-0으로 완파했다.
시즌 4승째를 챙긴 대구(5무 4패·승점 17)는 6위로 올라섰고, 광주(4승 2무 7패·승점 14)는 9위로 떨어졌다.
지난달 23일 강원과 홈 경기(0-0 무승부)를 시작으로 5경기(2무 3패)째 승리가 없던 광주는 이번에도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전반에 이어 후반 초반까지 광주가 6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하며 골문을 두드리자 대구의 최원권 감독은 후반 17분 김영준을 빼고 바셀루스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뒀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바셀루스가 왼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공수 전환 속도가 단숨에 빨라진 대구가 결국 2분 후 먼저 득점했다.
왼 측면에서 바셀루스-홍철로 이어지는 연계 끝에 페널티지역에서 공을 잡은 2004년생 미드필더 박세진이 반대편 골대 하단을 노리고 한 박자 빨리 찬 슈팅이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31분에도 역습 상황에서 고재현이 한 골을 추가했다.
이번에도 왼 측면 뒷공간을 공략한 대구는 박세진의 전진패스를 이진용이 원터치로 방향을 돌려놔 중앙으로 뛰어드는 고재현에게 전달했다.
고재현이 페널티아크 앞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찬 게 김경민 골키퍼의 몸에 맞고 골문으로 흘러 들어가며 승부의 추가 대구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