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마지막 날 4타 차 열세를 극복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2승을 일궈낸 고진영은 전날 한국 남자 투어 대회에서 벌어진 임성재의 '5타 차 뒤집기'를 보며 자신감을 키웠다고 귀띔했다.
고진영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현지 인터뷰에서 "한 대회 두 번 우승도 쉽지 않은데, 운 좋게 세 번째 우승을 이뤘다"며 "정말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고진영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이민지(호주)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이은 그의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15번째 우승이다.
고진영은 3라운드까지 선두 이민지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였다. 그러나 이날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친 이민지와 균형을 이뤘고, 연장전에선 이민지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고진영은 2019, 2021년에 이어 이 대회 3회 우승에 도전했고 이민지는 지난해에 이어 타이틀 방어를 노렸는데, 고진영의 뒷심이 더 앞섰다.
고진영은 "내가 민지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둘을 비롯해 많은 선수가 최선을 다했기에 성공적으로 대회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며 "월요일 아침에 한국 팬들께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에선 우승 과정을 되짚으며 전날 임성재의 '5타 차 뒤집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임성재는 14일까지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했다.
3년 7개월 만에 국내 투어 대회에 나선 임성재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5타 뒤진 4위였다가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달성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급 선수의 클래스를 뽐냈다.
고진영은 "임성재가 한국 대회에서 5타 차를 극복하고 우승하는 것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며 "내 경기를 잘하면 기회가 있을 거로 생각했고, 집중한 덕분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버디로 이민지와 동타를 만들고 파를 지켜 연장전 승리도 거둔 18번 홀에 대해선 "지난 사흘 동안 계속 버디를 해서 자신감이 있었다"며 "오늘 퍼트 감각이 무척 좋았기에 스피드만 잘 맞으면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날 우승으로 고진영은 LPGA 투어를 창설한 '파운더스'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를 지닌 파운더스컵에서 최초로 '3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2회 이상 우승한 선수도 고진영과 더불어 카리 웹(호주·2회)뿐이다.
고진영은 "LPGA 투어에서 6번째 시즌인데, 투어가 커지고 대회도 많아졌다.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지원해주는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파운더스컵 세 차례 우승을 각기 다른 코스에서 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자평한 그는 "3월 싱가포르 대회(HSBC 챔피언십) 이후 다시 우승하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진영은 "지난해 많이 흔들렸던 스윙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게 목표이며, 지금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남은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