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15일 소집해 사흘간의 짧은 소집 훈련을 진행 중인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으나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름은 이강인(마요르카)이다.
A매치 기간이 아닌 터라 황선홍 감독은 해외파 없이 K리그 선수들 위주로 불러들여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와 전술 구상에 나섰는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에서 맹활약하는 이강인은 이미 한 자리를 예약한 듯 자연스레 언급되고 있다.
이강인이 어느 위치에 활용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많은 선수에게 이강인의 포지션 경쟁자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그러나 2001년생 동갑내기 고영준(포항)은 '경쟁심'보단 '동기부여'를 얻고 있다.
16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만난 고영준은 "강인이와 제가 포지션이 겹치고 경쟁자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이강인이) 저보다 한참 앞선 선수라고 생각한다. 잘하는 게 눈에 보여서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상을 보고 배우면서 동기부여로 삼는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6골 4도움)를 올렸던 고영준은 이번 시즌에도 팀 내 최다 골인 5골에 1도움을 곁들이는 활약으로 포항이 상위권 경쟁을 펼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번 소집 직전 14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해 3-2 승리에 힘을 보태고 들어왔다.
고영준은 "아시안게임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소속팀에서 잘하고 있기에 조금이나마 경쟁력이 더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아시안게임에 가는 것이 확정된 건 아닌 만큼 남은 기간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표팀의 유독 치열한 2선 경쟁에 대해선 "제가 봐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강인 얘기가 나오자 그는 "강인이가 경기에 뛴다고 해서 제가 못 뛴다는 법도 없다"면서 "어디든 제가 나서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의의 경쟁과 함께 공존도 기대했다.
고영준이 꼽는 황선홍호의 키워드는 '속도'다.
그는 "황 감독님은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시더라. 포항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하던 대로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장점을 잘 살리면 황 감독님도 좋게 봐주실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들어오며 김기동 포항 감독과 동료들의 응원을 받았다는 그는 "포항은 제가 빠져도 크게 타격받을 팀이 아니다"라며 아시안게임 출전 의지를 재차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