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LG 트윈스 외야수 박해민이 1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의 홈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해민(33·LG 트윈스)이 정확한 홈 송구로 상대 득점을 저지하고, 영리한 주루로 LG에 득점을 선사했다.
1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전에서 박해민의 진가가 드러났다.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박해민은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고, 특유의 넓은 수비 폭도 과시했다.
여기에 홈 보살과 재치 있는 득점까지 하며 팀의 9-5 승리에 공헌했다.
4회초 1사 만루 수비 때 박해민은 kt 장성우의 뜬공을 잡아 홈으로 정확하게 송구했다.
3루 주자 강백호는 홈으로 전력 질주한 뒤, LG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피하고자 몸까지 비틀었지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경기 뒤 만난 박해민은 "거의 2루 앞에서 타구를 잡았다. 비거리가 짧은 타구였으니, 당연히 3루 주자는 잡아야 했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좌익수 이재원이 '3루 주자가 홈으로 뛸 준비를 한다'고 콜을 했다"며 "공을 잡을 때는 주자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어렵다. 문성주, 이재원 등 아직 외야 수비 경험이 많지 않은 후배들이 예전에는 이런 세밀한 콜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자신이 공을 잡지 않을 때, 주자의 움직임을 보고 동료에게 알려준다. 수비적인 면에서도 후배 외야수들이 성장하고 있다"고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박해민은 베이스 위에서는 후배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주루를 했다.
2-3으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 안타를 친 박해민은 김현수의 우전 안타 때 3루까지 도달했다.
박해민의 주루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공을 잡은 kt 우익수 강백호의 느슨한 플레이를 보고서, 홈으로 파고들었다.
김현수의 타구를 답은 강백호는 '높고 느리게' 2루수 장준원에게 송구했다.
박해민은 "베이스를 밟고 있을 때도 항상 예상 밖의 상황에 대비한다. 5회에는 강백호가 조금 느리게 걸어왔고, 높게 던지는 송구 동작을 했다. 강백호가 송구하려는 순간에, 그 동작을 보고서 홈으로 달리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박해민은 집중력과 뛰어난 판단력, 주력을 더해 귀한 득점을 만들었다. 빈틈을 내준 kt 야수진이 만회할 기회는 없었다. kt는 홈 송구조차 하지 못했다.
박해민은 5회 또 한 번 타석에 들어서서 우전 적시타를 쳤다.
박해민의 안타로 시작한 5회말 공격을 시작한 LG는 박해민의 적시타까지 7안타를 쏟아내며 6점을 뽑았다. 사실상 LG가 승기를 굳힌 순간이었다.
박해민은 "일단 출루를 했기에, 득점까지 이어졌다. 고영표는 kt 에이스다. 전력분석팀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연구했다"며 "고영표는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여서, 좌타자가 상대하기 매우 까다롭다. 전력분석팀에서 한 구종을 확실히 노려서 타격하라고 조언했고 이를 잘 따랐다"고 고영표를 상대로 만든 안타 2개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LG는 '쉬어갈 틈이 없는 완벽한 타선'으로 상대 투수진을 압박한다.
박해민도 "우리 타선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워낙 좋은 타자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누군가 부진해도 다른 타자가 해결해준다"며 "팀원들이 서로에게 고마워한다"고 했다.
하지만, 때론 세밀한 움직임이 상대에게 더 큰 타격을 안긴다.
이날 LG는 박해민의 수비와 주루로 kt를 흔들었고, 이후 연타를 날려 상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