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SSG 랜더스 주장 한유섬이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결승타를 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 몇 글자가 뭐라고."
한유섬(33·SSG 랜더스)이 유니폼 왼쪽 가슴에 새겨진 주장을 의미하는 'captain'이란 글자를 매만지며 한 마디를 툭 던졌다.
SSG 주장 한유섬은 올 시즌 초반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결승타(3-2 승리)를 친 뒤, 취재진과 만난 한유섬은 "주장이어서 부담감을 더 많이 느꼈다. 캡틴이란 글자가 뭐라고…. 내가 작아지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동료들,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팀 등 모두가 나를 격려하고 도와줬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주장의 책임감은 완장을 놓을 때까지 안고 가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한유섬은 부담감을 조금 털어냈다.
2-2로 맞선 8회말 2사 2루, 한유섬은 키움 잠수함 투수 양현의 2구째 커브를 받아쳐 좌익수 앞으로 날아가는 적시타를 쳤다. 이 경기의 결승타였다.
한유섬은 "1루가 비어 있는 상황이어서 나를 거를지, 나와 승부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초구(볼)를 본 뒤에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며 "내가 원하는 코스에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스윙하기로 마음먹었고, 실투가 들어와서 적시타를 만들었다"고 떠올렸다.
전날 키움을 상대로도 4타수 3안타 1타점을 활약하고, 결승타도 날린 한유섬은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22일 4타수 2안타)를 작렬하고 결승타의 주인공도 됐다.
0.129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은 0.205(39타수 8안타)로 올랐다.
물론 아직 한유섬에게는 어울리지 않은 수치다.
한유섬은 "사실 나도, 코칭스태프도 시즌 초에는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서 타격 자세를 바꿨다. 예전 자세가 부상 위험을 안고 있어서, 자세를 조금 높였다"며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타율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 조금 더 일찍 야구장에 나와서 훈련했다. 훈련을 도와준 모든 분 덕에 조금씩 새로운 타격 자세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치고, 팀은 승리하면서 한유섬의 표정도 조금 밝아졌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하느라 더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한유섬은 "새로운 타격 자세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