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롯데 자이언츠 1번 타자로 시즌 초반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가는 재일교포 출신 외야수 안권수(30)가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안권수는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어서 KBO리그에서 계속 뛰려면 올 시즌이 끝난 뒤 입대해야 한다.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도 백업 외야수로 존재감을 보이던 안권수를 이러한 이유로 팀에서 내보냈고, 롯데는 올 한 해만 쓴다는 계획으로 그를 영입했다.
그러나 안권수가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이어가자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안권수는 15경기에서 타율 0.350(60타수 21안타), 5타점, 7득점, 4도루로 롯데 공격을 진두지휘한다.
팀 내 타율과 최다 안타 1위이며, 리그 전체로 보면 타율 10위다.
만약 아시안게임에 승선해 병역을 해결하면,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선수로 뛰는 데 걸림돌은 사라진다.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안권수가 4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4.4 [email protected]
조계현 위원장을 필두로 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를 발표하고, 6월 중에는 엔트리를 확정할 계획이다.
아직은 관심 단계지만, 일부 강화위원 사이에서 안권수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올 초 프로야구 단장이 모인 자리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선수는 '만 25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4년 차 이하'로 큰 틀을 잡았다.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선수는 최대 3명만 와일드카드로 선발한다.
1993년생인 안권수는 만 25세가 넘었지만, 2020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올해로 프로 4년 차라 와일드카드 없이 선발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제껏 암묵적으로 '병역 해결'의 무대로 여겨졌던 아시안게임은 여러 잡음을 빚어왔다.
대표 선발 과정에서 구단별로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고, 그 여파로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국정감사에 불려 나가는 수모를 당한 끝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에 또 고배를 마신 한국 야구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KBO는 다가올 아시안게임에 병역 여부와 관계 없이 '만 25세·프로 4년 차 이하' 기준에 충족하는 최상의 선수를 꾸릴 참이다.
오로지 기량만으로 선수를 뽑는다면, '재일교포 3세' 안권수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안권수는 지난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올해까지 야구하고 일본에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터뷰 당시 여러 번 확인에도 "아시안게임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던 그는 기사가 나간 뒤 완전하게 의사를 전달하지 못했다며 구단을 통해 따로 연락해 왔다.
안권수는 "아직 시즌 초반이고 미래에 대해 말하기에는 이른 단계다. 매 경기 팀 승리에 기여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면서도 "나중의 일이지만, 만약 좋은 기회가 온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조심스럽게 아시안게임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