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은 해마다 '호수의 여인'이 누가 되느냐를 두고 팬들의 관심이 컸다.
지난해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이 대회 우승자는 항상 '포피스 폰드'라는 연못에 뛰어드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대회 주최 측에서는 챔피언이 물에 빠졌다가 나올 것에 대비해 수건과 가운까지 준비해둘 정도였다.
1988년 우승자 에이미 올컷(미국)부터 시작된 관례이니 35년이나 된 전통인 셈이다.
그러나 20일 개막하는 올해 대회부터 개최 장소가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칼턴우즈로 바뀌면서 '호수의 여인' 전통이 계속될지가 또 다른 관심사가 됐다.
일단 우승자가 마음만 먹으면 새로운 코스에서도 연못에 뛰어드는 관례를 이어갈 수 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19일 "더 클럽 칼턴우즈가 18번 홀 그린 바로 옆 호수의 일부를 준설했다"며 "청소 작업과 함께 깊이를 좀 더 깊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작은 선착장과 사다리도 준비했고, 야생 동물을 막는 그물망도 설치했다는 것이다.
우승한 선수가 마음만 먹으면 뛰어들 환경은 조성된 가운데 선수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넬리 코다(미국)는 "그런 상황이 오면 좋겠다"며 "좀 생각해 봐야겠지만 물에 뛰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우승자 제니퍼 컵초(미국)는 "잘 모르겠다"고 주저하며 "물속에 뱀이 있을 것 같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역시 "그런 고민을 하면 좋겠다"면서도 "(캐디나 관계자들과) 다 같이 뛰어들 수 있을지 모르겠고, 물도 조금 더러운 것 같다"고 안 뛰어들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조지아 홀(잉글랜드)도 "물에 뛰어들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쪽에 한 표를 던졌다.
더 클럽 칼턴우즈의 스테픈 살츠먼 본부장은 "대회를 앞두고 여러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비했다"며 "깊이도 최대 3m까지 만들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살츠먼 본부장은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와 인터뷰에서 "(악어 등을 막는 취지로 설치한)그물망으로 뱀을 막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 "뱀은 이 지역에 많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올해 첫 메이저 대회에서 고진영은 지난해 우승자 컵초, 2021년 우승자 패티 타와타나낏(태국)과 함께 한국 시간으로 21일 오전 3시 10분에 1라운드를 시작한다. 고진영은 2019년 이 대회 챔피언이다.
또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전인지는 코다, 이민지(호주)와 한 조로 21일 오전 3시 21분 첫 티샷을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