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근 배유나(33·한국도로공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타임 라인에는 '작별의 아쉬움'이 묻어난 글이 이어졌다.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도로공사의 짜릿한 역전극을 함께 연출한 우승 멤버 박정아(30·페퍼저축은행)와 정대영(41·GS칼텍스)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팀을 떠났다.
많은 구단의 영입 제의를 정중하게 고사하고 도로공사에 남은 배유나는 의지했던 동생과 선배의 이적 소식에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배유나는 도로공사 구단이 FA 계약 세부 사항을 발표한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연히 정아, 대영 언니와 함께 뛰고 싶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택한 둘을 응원한다"며 "정아와 대영 언니 모두 좋은 대우를 받아 기쁜 마음도 있다. 둘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는 오랫동안 같이 뛴 내가 잘 알지 않나"라고 말했다.
도로공사 측면을 책임지던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는 연간 보수 7억7천500만원(연봉 4억7천500만원·옵션 3억원), 3년 총액 23억2천500만원이라는 특급 대우를 받고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과 계약했다.
배유나와 함께 도로공사 중앙을 지키던 '불혹의 미들 블로커' 정대영은 GS칼텍스가 내민 1년 총액 3억원(연봉 2억5천만원·옵션 5천만원)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배유나는 역대 미들 블로커 최고 대우인 연간 보수 총액 5억5천만원(연봉 4억4천만원·옵션 1억1천만원), 3년 최대 총액 16억5천만원을 약속받고 도로공사에 잔류했다.
박정아의 FA 이적이 확정된 뒤 SNS에 "우리 첫째 딸 광주로 유학 보냅니다. 너와 함께 배구를 한 건, 정말 행운이었다. 굿 바이, 클러치박"이라고 '감성적인 글'을 남겼다.
배유나는 "같은 팀에서 뛰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정아가 정말 멋지다"고 거듭 축하 인사를 전했다.
불혹에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정대영을 떠올리면서도 "나는 대영 언니를 정말 존경한다. 대영 언니와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걸 아직 상상할 수 없지만, 마흔이 넘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대영 언니가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다른 팀이어도, 언니를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2023시즌 배유나는 블로킹 2위(세트당 0.771 득점), 득점 12위(443점)에 오르며 '여자부 최고 미들 블로커'로 평가받았다.
블로킹은 물론이고 공격력도 갖춘 배유나를 향해 여러 구단이 적극적인 영입 제의를 했다.
배유나는 "의리를 지켰다"고 웃으며 "도로공사에서 두 차례 우승(2017-2018, 2022-2023시즌)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 곳이다. FA 협상에서 도로공사 구단이 나를 예우한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잔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22-2023시즌의 나를 칭찬한다. 정규리그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 타이틀도 얻었다. 시즌 종료 직후에 좋은 대우를 받고 FA 계약도 마쳤다"며 "계약 기간 동안 도로공사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