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도박의 도시인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새 연고지로 삼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착수했다.
AP 통신과 ESPN 등 미국 언론은 오클랜드 구단이 라스베이거스시에 개폐형 지붕을 갖춘 야구장 신축을 위해 부지 구매 계약에 서명했다고 20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연고를 둔 캘리포니아주 베이 지역에 새 구장을 지을 수 없게 되자 오클랜드 구단은 호텔과 카지노가 밀집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 인근 토지 49에이커(약 19만8천296㎡) 구매 계약을 지난주에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오클랜드 구단은 3만명에서 3만5천명을 수용하는 새 구장을 내년에 착공해 2027년부터 사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러면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라는 이름으로 1901년 창단해 캔자스시티 애슬레틱스를 거쳐 오클랜드로 옮긴 1968년부터 사용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팀명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다.
오클랜드 구단은 55년 넘게 홈구장으로 이용해 온 오클랜드 콜리시엄을 대신할 새 야구장을 수년 전부터 물색해왔다. 오클랜드 콜리시엄 임대 사용 계약은 2024년에 끝난다.
워낙 낙후한 시설이라 오클랜드 콜리시엄을 찾는 원정팀의 원성이 자자할 정도다.
그러나 오클랜드시는 재정난을 들어 구장 신축을 반대해왔다.
MLB 사무국은 2021년 오클랜드 구단이 연고지를 이전하도록 승인했고, 오클랜드는 인프라가 잘 조성된 라스베이거스를 구단의 4번째 연고 도시로 삼아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로 결정했다.
오클랜드 구단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오클랜드시는 "오클랜드 구단이 시를 진정한 협상 파트너로 여기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반응했다.
애슬레틱스 구단이 오클랜드에 계속 남도록 오클랜드시가 노력해왔지만, 오클랜드 구단이 라스베이거스로 이전에만 관심을 보여왔다는 불만이다.
그러나 오클랜드에 연고를 뒀던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2019년 인근 샌프란시스코로 옮기고, 미국프로풋볼(NFL) 오클랜드 레이더스가 2020년 라스베이거스로 떠난 것을 보면 오클랜드시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