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국내외 프로골프 투어 대회에서 생애 4번째 컷 통과에 성공한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은 치열한 동계훈련의 성과가 시즌 첫 대회부터 나온 것에 기뻐하며 도약을 다짐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에 출전 중인 이승민은 22일 3라운드를 마치고 연합뉴스와 만나 "올해 첫 1부 투어 대회에서 컷을 통과해 기분이 무척 좋다. 전지훈련 때 '하드 트레이닝'으로 비거리를 늘리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실력을 잘 갈고닦은 덕분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민은 이날 오전까지 이어진 골프존 오픈 2라운드까지 이븐파 144타를 기록, 공동 34위로 컷을 통과했다.
발달장애 3급인 이승민은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고 지난해 7월엔 장애인 US오픈 골프 대회의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선수다.
5번의 도전 끝에 프로골퍼가 돼 세상과 소통하며 당당하게 경쟁하는 그는 국내 대회에서는 3번째, 2019년 4월 중국 차이나투어 선저우 페닌슐라 오픈을 포함해서는 통산 4번째 컷 통과에 성공했다.
2라운드 잔여 경기 이후 이어진 3라운드에선 거센 바람 속에 난조가 이어지며 10타를 잃어 3라운드까지의 순위는 공동 71위(10오버파 226타)다.
"오늘 2라운드 잔여 경기를 먼저 해야 해서 잠을 조금 덜 자고 나왔다. 바람에 몸이 흔들릴 정도로 많이 불었는데, 멘털도 흔들린 것 같다"며 3라운드 결과엔 연신 아쉬운 표정을 지어 보인 그는 "내일은 정신 차리고 더 집중해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3라운드 결과는 아쉬웠지만, 3개월가량 태국에서 지내며 맹훈련한 뒤 나선 첫 코리안투어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건 이승민에겐 분명 긍정적인 성과다.
전지훈련에서 비거리를 늘리는 데 특히 신경 썼다는 그는 "드라이버 평균 거리가 20∼30야드 늘어서 평균 300야드 정도가 됐다"고 귀띔했다.
이승민은 "1부 투어 대회에서 30위 안에 꼭 들고 싶고, 7월 열리는 장애인 US오픈에서 2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코리안투어 풀시드 획득에도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23일 골프존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그는 지난해 SK텔레콤 오픈의 62위를 넘어서는 개인 프로 대회 최고 성적을 우선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