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SSG 랜더스는 2023년 KBO리그에서 가장 뒷문이 안정된 팀이다.
김원형 감독이 고민 끝에 택한 '마무리 투수' 서진용이 10경기에서 10⅓이닝 동안 비자책 행진을 벌인 덕이다.
서진용은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 3-2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첫 타자 김태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전병우와 이용규를 연속해서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대타 임병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지켰다.
서진용은 최근 3연승 기간에 모두 등판해 세이브를 챙겼다.
서진용의 올 시즌 성적은 10경기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0이다.
경기 전 만난 서진용은 "마무리 투수는 자주 등판하면 좋다. 그만큼 팀이 자주 이긴다는 의미 아닌가"라며 "야수들이 '시즌 초에는 투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고마워한다. 시즌은 길다. 우리 투수들도 타자들 덕에 편하게 던질 경기가 늘어날 것이다. 일단 나는 세이브 상황이 오면 꼭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이날도 경기는 박빙이었고, 서진용은 사흘 연속 등판해 세이브를 수확했다.
서진용은 넉넉하게 구원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아직 자책점을 내주지 않은 것도 뿌듯하다.
서진용은 "내가 실점하지 않으니, 김원형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나보다 더 좋아하시더라. 그 기분을 최대한 오래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2021년 SSG 지휘봉을 잡은 김원형 감독은 2021년과 2022년에는 정규시즌 중에 마무리 투수를 교체했다.
서진용도 지난해 5월 중순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찼지만, 9월 초에 문승원에게 자리를 내줬다.
서진용은 "올해는 한 번도 보직을 바꾸지 않고, 마무리 자리에서 완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감독의 바람과 같다.
서진용은 "제가 예전에는 9회에 많이 맞았잖아요"라고 아픈 기억까지 꺼낸 뒤 "그렇게 맞다 보니 느낀 점이 있다. '어렵게 가야 할 때'와 '맞더라도 정면 승부할 때'가 조금씩 보인다. 올 시즌 초 좋은 성적은 내가 부진할 때도 꾸준히 필승조로 기용해주신 감독님, 코치님 덕"이라고 감사 인사도 전했다.
지난 21일 서진용은 공 13개를 모두 직구로 던져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으로 맞았다.
22일에는 전병우와 이용규에게는 직구 6개만 던지고, 임병욱에게는 직구 한 개를 던진 뒤, 포크볼 2개를 연속해서 던졌다.
임병욱의 헛스윙을 유도한 결정구가 포크볼이었다.
서진용은 "어제는 포크볼을 한 개도 던지지 않았다. 직구만으로도 1이닝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동시에 상대 타자들에게 '서진용이 포크볼을 던지지 않는 날도 있다'는 인식도 심었을 것"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내 목표는 늘 '1이닝을 확실히 막는 것'이었다. 올해 그 목표를 꼭 달성해서, 지난해(21개)보다 많은 세이브를 수확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