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메이저리그 출신' 김광현(34·SSG 랜더스)과 '예비 빅리거'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서로를 예우하는 선후배다.
맞대결에서는 이정후가 김광현에게 33타수 15안타(타율 0.455), 2홈런, 5타점으로 크게 앞서지만, 이정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광현 선배의 공이 정말 좋다. 운이 따랐을 뿐"이라고 몸을 낮춘다.
김광현은 "이정후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타자 아닌가. 내 공은 특히 잘 친다"고 후배를 인정했다.
올 시즌 첫 맞대결이 끝난 뒤에도 둘은 서로를 향해 엄지를 들었다.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김광현은 또 한 번 "이정후는 정말 대단하다. 두 타석을 봐주더니, 결국 홈런을 치더라"라고 전날 키움과의 경기를 떠올렸다.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6이닝을 3피안타 1실점 6탈삼진으로 막고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키움이 김광현을 상대로 얻은 1점은 이정후의 배트에서 나왔다.
1회 좌익수 뜬공, 4회 1루수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키움이 0-2로 뒤진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광현의 몸쪽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김광현은 "포수 사인은 바깥쪽 공이었는데, 반대 투구가 나와서 공이 몸쪽으로 갔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제구가 되지 않은 공이긴 하지만, 몸쪽으로 들어가 파울을 유도할 수 있는 공이었다. 그런데 이정후는 홈런을 쳤다"고 곱씹었다.
그는 "그동안 분석한 이정후의 타격 자세와는 달랐다. 몸쪽 공을 대비한 타격인 것 같다"고 이정후의 타격 자세를 떠올리기도 했다.
김광현의 말을 전해 들은 이정후는 "이번에도 운이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정후는 "겸손이 아니고, 정말 운이 좋아서 홈런이 됐다"며 "내가 원하는 타격 자세로 쳤다면, 파울 라인을 일찌감치 벗어났을 것이다. 제대로 된 스윙이 나오지 않아서 파울 라인 안쪽으로 들어갔다. 나는 예전에도 몸쪽 꽉 찬 스트라이크는 파울로 걷어냈다"고 자세한 설명도 했다.
이어 "늘 그렇지만, 어제도 김광현 선배의 공이 정말 좋았다. 김광현 선배를 상대하면서 더 좋은 타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재차 김광현을 향해 존경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