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영화 '데드풀'의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소유한 5부리그 렉섬이 15년 전 강등의 아픔을 딛고 잉글랜드 프로축구로 복귀를 확정했다.
렉섬은 22일(현지시간) 웨일스 렉섬의 레이스코스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2-2023 내셔널리그 45라운드 홈 경기에서 보어럼 우드를 3-1로 꺾고 4부 풋볼리그2로 가는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 승리로 승점 110을 쌓은 렉섬(34승 8무 3패)은 2위 노츠 카운티(32승 10무 3패·승점 106)를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내셔널리그는 46라운드까지 진행돼 두 팀 모두 한 경기씩을 더 치르지만, 마지막 경기에 렉섬이 지고 노츠 카운티가 이겨도 순위는 그대로다.
내셔널리그 1위 팀은 곧장 승격하고, 2위부터는 자체 플레이오프(PO)를 치러 4부로 갈 팀을 가린다.
1864년 창단돼 무려 15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렉섬은 웨일스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팀이다.
2020년 11월 레이놀즈가 동료 배우 롭 매컬헤니와 함께 250만달러(약 31억원)에 인수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렉섬 선수들이 올더숏 타운과 리그 경기 중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 해 국내 팬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잉글랜드 3부리그에서 경쟁하던 렉섬은 재정난을 겪은 끝에 2008년 4부 풋볼리그2에서 5부로 강등되며 프로축구에서 이탈했다.
이후 승격 PO에 세 차례 진출하는 등 프로축구 재입성을 모색했지만, 모두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수천 명의 팬들이 이날 경기가 끝나자마자 그라운드로 대거 몰려들어 15년 만에 프로축구로 돌아가는 감격을 함께 누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승격 현장'을 찾은 레이놀즈는 중계사인 B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오늘 밤 일어난 일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말문이 막힐 정도"라며 "사람들이 처음에 '왜 렉섬인가?'하고 물었던 게 그간 머리에 맴돌았다. 여기서 일어난 일이 바로 렉섬을 고른 이유"라고 기뻐했다.
눈시울을 붉히며 울컥한 매컬헤니는 "이 도시가 (승격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여기서 들을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 지역사회에서 환영받는 게 인생의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날 멀티 골을 터뜨린 공격수 폴 멀린을 언급하며 "멀린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