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시즌 초반 중하위권에서 허덕이는 프로축구 K리그1 '우승 후보' 전북 현대가 선수·감독이 연이어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도 '소중한 1승'을 챙겼다.
전북은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물리쳤다.
시즌 3승째를 올린 전북(3승 1무 4패·승점 10)은 10위에서 7위로 올라서며 초반 하위권으로 완전히 내려앉는 사태는 막았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에 빛나는 전북은 최근 부진 속에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의 동반 퇴진을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형국이라 승리가 절실했다.
게다가 몇 년간 '양강 체제'를 꾸린 라이벌 울산 현대의 초반 독주로 성적·경기력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챙긴 승리라 더 뜻깊다.
반면 3연승을 노렸던 제주(2승 2무 4패·승점 8)는 9위에서 10위로 떨어졌다.
경기 시작 14분 만에 아마노 준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 견제 없이 공을 잡은 후 왼발로 강하게 찬 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전북이 첫 번째 기회를 놓쳤다.
전북은 두 번째는 놓치지 않았다. 전반 40분 페널티지역으로 공을 몰고 질주한 송민규가 속임 동작으로 김오규를 제친 후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차 결국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제주는 후반 22분 이창민이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만회 골을 노렸지만 김정훈 골키퍼가 쳐냈다.
직후 헤이스도 페널티아크 뒤편에서 오른발로 감아 차 반대편 골대 상단을 노렸지만 이 역시 김정훈의 손끝을 스치고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제주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후반 30분 하파 실바가 김주원과 공중볼 경합 중 2번째 경고를 받아 전북이 위기에 몰렸다.
7분 후에는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던 김상식 감독에게 심판이 퇴장을 명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그러나 골망을 흔든 쪽은 또 전북이었다.
후반 44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 후방을 내달린 한교원의 패스를 받은 송민규가 문전에서 찬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고 흘렀고, 이를 한교원이 침착하게 차 넣어서 쐐기 득점을 터뜨렸다.
앞서 열린 강원FC와 광주FC와 원정 경기에서는 두 팀이 득점 없이 비겼다.
이로써 '시즌 첫 승'을 향한 강원의 도전은 홈에서 FC서울과 맞대결이 예정된 26일로 다시 미뤄졌다.
강원(4무 4패·승점 4·11위)은 올 시즌 개막 후 8경기째 승리가 없다.
12개 팀 중 가장 득점이 적은 강원(3골)은 세 경기째 무득점으로 묶이며 이날도 '빈공'을 털어내지 못했다.
올 시즌 첫 무승부를 거둔 광주(4승 1무 3패·승점 13)는 나란히 승격한 4위 대전하나시티즌(4승 2무 2패·승점 14)에 승점 1 뒤진 5위에 머물렀다.
광주는 전반 슈팅(6-3), 유효슈팅(3-1), 점유율(59%-41%) 등 각종 지표에서 앞서며 주도권을 쥐었다.
광주의 공세에 강원이 수세에 몰리는 양상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전반을 마친 후 한 번도 유효슈팅을 차지 못하자 강원은 후반 22분 김대원과 디노를 투입해 양현준과 함께 스리톱을 꾸리게 했다.
그러나 후반 30분까지 점유율에서 34%-66%까지 밀린 강원은 오히려 실점 위기를 맞았다.
후반 33분 아사니의 프리킥 크로스를 아론이 껑충 뛰어올라 헤딩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9분 후 하승운이 왼 측면에서 띄운 날카로운 크로스가 박한빈의 머리카락을 스치며 계속 강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마지막 힘을 짜낸 강원은 후반 추가 시간 양현준의 오른발 슈팅, 김영빈의 헤딩으로 광주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득점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