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프로축구 수원 삼성 블루윙즈 김병수 신임 감독이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취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5.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시즌 개막 이후 10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며 최하위에 머물던 프로축구 K리그1 최하위 수원 삼성이 기지개를 켜며 탈꼴찌를 정조준하고 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14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수원은 6라운드에서 울산 현대에 패한 뒤 줄곧 순위표에서 가장 낮은 12위(승점 8·2승 2무 10패)를 지키고 있다.
심지어 10라운드까지 치른 시점까지도 리그에서 유일하게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2무 8패만을 기록해 승점 2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급해진 수원은 이병근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경질하고, 강원FC 감독 시절 세밀한 플레이에 기반한 강력한 공격 축구로 '병수볼'이라는 애칭을 얻은 김병수 감독을 소방수로 낙점했다.
김병수 감독 선임 이후 수원의 득점력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수원은 김 감독 선임 발표 하루 만에 치른 11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천금 같은 시즌 첫승을 따냈고, 이 경기를 포함해 이후 치른 리그 3경기와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4라운드(16강전) 등 5경기에서 3승 2패의 호성적을 올리며 '달라진 수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간 수원은 5경기에서 6득점을 기록해 경기당 1.2골을 뽑아냈다. 무득점에 그친 경기는 병수볼의 데뷔전이었던 전북 현대전(0-3 패) 단 한 경기에 불과하다.
이전 10경기에서 8득점을 기록해 경기당 0.8골에 그치고, 3경기에서는 득점조차 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골에 대한 집중력이 확연히 올라갔다.
특히 14라운드에서는 비록 경기는 패배했지만, 쾌속 질주를 이어가는 선두 울산을 상대로 2골이나 넣으며 골맛을 제대로 알게 됐다.
수원이 찾아낸 돌파구는 이기제를 활용한 세트피스 득점이다.
수원은 첫승을 따낸 인천전에서 이기제가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 골로 선제 득점을 올렸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리드를 지켰다.
울산전에서는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2골을 넣었다.
전반 8분 이기제가 중원에서 투입한 프리킥을 안병준이 골지역 오른쪽 앞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반대편 골대를 향해 밀어 넣어 동점 골을 뽑아냈다.
후반 16분에는 프리킥 찬스에서 다시 한번 키커로 나선 이기제가 강한 왼발 슈팅으로 직접 반대쪽 골대 상단 구석에 공을 꽂아 2-2로 또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김병수 감독 역시 세트피스 득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울산전에서 아쉽게 패배한 뒤 "세트피스는 축구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행운이 작용하는 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트피스 득점에 성공하면 굉장히 좋은 흐름을 탈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팀의 강점으로 자리 잡으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FA컵에서는 어린 선수의 필드 골까지 터졌다.
"필드 골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자평했던 김병수 감독은 전날 대구FC와의 FA컵에서 막내 김주찬의 프로 무대 데뷔 골로 걱정을 덜었다.
2004년생으로 올해 수원에 입단한 김주찬은 전반 26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김보경이 찔러 넣은 침투 패스를 문전으로 쇄도해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 넣어 선제골을 기록했고, 수원은 대구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오늘 승리로 좋은 분위기를 얻었지만, 리그 순위가 썩 좋지 않아 염려된다"면서도 "패스하려는 의지와 승리를 지키고자 한 자세 등이 굉장히 좋았는데, 한 경기 한 경기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중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원은 11위 강원FC(승점 11·2승 5무 7패)와의 승점 차를 3점까지 좁혔다.
27일 치르는 3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24·7승 3무 4패)와의 15라운드는 울산전에 이은 또 한 번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