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승패 없는 경기에서도 돋보인 선수는 있었다.
kt wiz 오른손 불펜 손동현(22)은 2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방문경기에서 부담스러운 연장 3이닝(10∼12이닝)을 홀로 책임졌다.
이날 손동현의 성적은 3이닝 1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이다. 사사구는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kt는 4회초 2사 1, 2루에서 터진 강백호의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그러나 7회말 무사 1, 2루에서 나온 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의 땅볼 때 2루수 박경수의 송구를 받아 2루를 밟은 유격수 김상수가 1루에 악송구를 범하면서 1-1 동점이 됐다.
kt는 8회 셋업맨 박영현, 9회 마무리 김재윤을 투입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10회 손동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손동현은 최고 시속 150㎞까지 찍은 직구와 구속을 시속 118㎞까지 낮춘 커브를 절묘하게 섞어 10회와 11회를 연속해서 삼자 범퇴 처리했다.
현재 홈런 1위 양석환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양의지도 손동현의 공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연장 12회말 손동현은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첫 출루를 허용했다.
두산은 정수빈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해 손동현을 압박했다.
그러나 손동현은 1사 2루에서 양찬열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더니 안재석을 슬라이더로 2루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두산은 홍건희와 최지강, 투수 두 명이 연장 3이닝을 나눠 막았지만, 손동현은 홀로 부담을 극복해냈다.
손동현은 2019년 2차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kt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부터 1군 무대에 입성했고, 2020년에도 꽤 오랜 시간을 1군에서 보냈다.
그러나 핵심 전력으로는 분류되지 않았다.
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를 마친 손동현은 올해 팀 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kt 필승조 주권과 김민수가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한 터라 손동현의 호투는 더 반갑다.
손동현은 이날까지 7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46(12⅓이닝 7피안타 2실점)을 기록 중이다.
손동현은 지난 13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구원승(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거두며, 2019년 5월 23일 두산전(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이후 약 2년 만에 1군 무대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도 손동현은 팀 패배를 막은 3이닝 무실점 호투로 이강철 kt 감독의 걱정을 덜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