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SSG 랜더스 내야수 최주환이 2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주환(35·SSG 랜더스)은 '신체 나이'를 되돌릴 수 있다고 믿는다.
2021, 2022년 부진에 빠졌던 최주환은 몸 관리에 더 힘을 썼다.
2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만난 최주환은 "20대 때도 음주는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2022시즌이 끝난 뒤에는 우승을 달성한 직후인 '축승회'와 올해 초 미국 플로리다 캠프 종료일을 제외하고는 술을 아예 마시지 않았다"며 "지난해보다 몸이 확실히 좋아졌다. 실제 신체 나이가 젊어졌다는 검사 결과도 나왔다"고 말했다.
성적도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최주환은 26일까지 타율 0.280, 9홈런, 24타점을 올렸다. 홈런은 박동원(13홈런·LG 트윈스)에 이은 공동 2위다.
그는 2020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SK 와이번스(SSG 전신)와 4년 최대 42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총 26억원, 옵션 4억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최주환은 2021년 타율 0.256, 18홈런, 67타점, 2022년 타율 0.211, 9홈런, 41타점으로 고전했다. 크고 작은 부상이 최주환을 괴롭혔다.
비시즌 동안 최주환은 '유연성'과 '힘'을 동시에 키우고자 애썼고, 2023시즌을 건강한 몸으로 시작했다.
신체 나이는 젊어졌고, 성적은 올랐다.
26일 두산전에서도 최주환은 팀의 14-3 역전승을 이끌었다.
0-3으로 끌려가던 5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의 시속 151㎞ 직구를 통타해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3-3으로 맞선 6회 1사 만루에서는 알칸타라의 체인지업을 툭 밀어 쳐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2루수로 출전한 최주환은 6회말 두산의 준족 정수빈의 빠른 땅볼을 넘어지며 잡아, 정확하게 1루에 송구하는 호수비도 펼쳤다.
최주환은 6회말 수비 장면을 떠올리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웃었다.
홈런이 늘어난 것도 최주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최주환이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친 건, 두산에서 뛰던 2020년 10월 2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966일 만이다.
최주환은 "의식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잠실에서 홈런을 치지 못한 건 알고 있었다"며 "오늘처럼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장타력을 갖춘 2루수'는 최주환이 포기할 수 없는 수식어다.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지난해 25홈런을 치고서, 시즌 종료 뒤 6년 총액 124억원의 다년 계약을 한 점은 최주환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최주환은 "SSG가 나를 영입할 때도 분명히 장타력을 기대했을 것이다. 오지환이 좋은 계약을 하는 걸 보면서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와 2루수가 인정받는다는 걸 확인했다"며 "비시즌에 혹독하게 준비했고, 다행히 올 시즌 초반에 장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시즌이 끝났을 때 '올 한 해 농사 잘 지었다'고 나 자신이 만족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