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선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나폴리의 주장 조반니 디로렌초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 베수비오 화산이 분출하는 영상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베수비오 화산은 유럽 대륙에서 유일한 활화산으로, 이탈리아 남부 도시 나폴리 인근에 있다. 영상은 말하자면 나폴리가 우승하면 베수비오 화산도 기쁨에 겨워서 분출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나폴리가 우승했다고 해서 베수비오 화산이 갑자기 깨어날 리는 없지만 문제는 그렇게라도 보이게 하고 싶은 극성스러운 팬들이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인 수비수 김민재가 뛰는 세리에A 나폴리는 30일 오후 3시(현지시간·한국시간 30일 오후 10시)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살레르니타나와 32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나폴리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고 같은 날 경기를 치르는 2위인 라치오가 인터 밀란에 이기지 못하면 나폴리의 우승이 확정된다.
1990년 이후 33년 만의 리그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축구에 미친 도시로 잘 알려진 나폴리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나폴리 전역이 축제 분위기에 빠진 가운데 일부 광적인 팬들이 베수비오 화산 분화구에 올라가 삼색 조명탄을 터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언론매체 보도까지 나오자 베수비오 국립공원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공원 당국은 28일 성명을 내고 베수비오 화산은 극히 위험하다며 혹시라도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면 당장 포기하라고 경고했다.
당국은 "베수비오 분화구는 불안정하고 본질적으로 위험한 곳"이라며 "우리는 모두 나폴리의 우승에 기뻐하며, 이는 우리 지역에 큰 명예와 기쁨을 가져다주겠지만 축하 행사는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수비오 화산은 2017년 대형 산불로 인해 화산 경사면이 심각한 손상을 입은 터라 지반이 극히 불안정하다고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지적했다.
공원 당국은 경찰 측에도 팬들이 베수비오 화산 분화구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접근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베수비오 화산은 서기 79년 폭발했고, 이 영향으로 당시 이탈리아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였던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은 한순간에 멸망했다.
베수비오 국립공원은 화산 주변의 취약한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1995년에 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