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강남이 2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포수 유강남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마운드 안정이다.
LG 트윈스에 있을 때부터 승리 가능성을 키우기 위한 리드를 위해 투수와 가감 없이 의사소통하고, 하나라도 더 스트라이크를 만들고자 포구에 온 힘을 쏟았던 걸 유심히 지켜봤기 때문이다.
유강남 한 명이 왔다고 해서 롯데 마운드가 하루아침에 안정을 찾긴 어렵겠지만, 분명히 투수 관련 지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4.45로 리그 9위였던 롯데는 이번 시즌 3.95로 6위를 달린다.
시즌 초 한때 대량 실점으로 5점대까지 치솟았던 팀 평균자책점은 이제 3점대로 진입했다.
유강남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5로 승리한 뒤 "지금은 팀 평균자책점 순위를 올리는 것에 성취감을 느낀다. 시즌 시작 때부터 꼼꼼하게 준비하고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포수 유강남'이 신경 쓰는 부분은 대량 실점 방지다.
한 번에 많은 점수를 내주면 공들여 탑을 쌓던 팀 마운드는 한 번에 흔들리기 마련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롯데는 6-0으로 앞서가다가 유강남이 경기에서 빠진 뒤 9회 대거 5실점 해 한 점 차 진땀승을 거뒀다.
유강남은 "점수가 많이 벌어지지 않아야 의욕도 생기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거기에 나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선발진이 주춤했다가 이제 올라오는 단계라 대량 실점을 막는 데에 치중하면서 경기한다. 그게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타격 성적은 스스로 생각해도 만족할 수 없다.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린 유강남의 시즌 타율은 0.239이며, 2루타 6개와 홈런 1개로 기대했던 장타도 아직은 많이 나오지 않는다.
유강남은 "장타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포수 수비에 더 집중해서 잘해보자는 생각이다. 방망이는 보너스"라고 했다.
그래도 기회마다 맥없이 물러나는 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유강남은 0-0으로 맞선 7회 1사 1, 2루에서 우중간 2루타로 결승타를 쳤고, 8회에는 좌중간 2루타를 터트렸다.
롯데 이적 후 첫 '멀티 장타'(한 경기 장타 2개 이상)다.
유강남은 "자꾸 타이밍이 늦어서 후회가 많이 남고 납득이 안 되더라. 그래서 앞에 두고 쳐보자는 생각으로 쳤다. '투수가 던질 때 휘두르자'는 정도였다"고 장타를 친 순간을 떠올렸다.
이번 시즌 롯데는 부족한 장타를 진루타와 집중력으로 채우고 있다.
이를 두고 1992년 우승 당시의 '소총 부대'가 떠오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강남은 "안치홍 선배가 팀 성적이 주춤했을 때 '누구나 안타 치고 싶지만, 한 베이스 더 진루하는 팀 배팅도 생각하자'고 하셨다. 그런 부분을 후배들이 인식했다"면서 "장타는 꼴찌라도 집중력 있게 하나 된 마음으로 야구해서 좋은 결과가 있는 듯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