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지는 법을 잊어버린' 포항 스틸러스는 개막 9경기째 무패를 달렸고, '이기는 법을 까먹은' 수원 삼성은 개막 무승 행진을 9경기로 늘렸다.
포항은 2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수원과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4분 터진 김승대의 결승 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포항은 개막 9경기 무패(5승 4무) 행진으로 승점 19를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FC서울(승점 16)을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최하위' 수원(승점 2)은 최성용 수석코치 대행 체제에서 2연패를 당하며 개막 9경기 무승(2무7패)의 깊은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홈팀 포항이 전반 4분 만에 먼저 골 맛을 봤다.
수원 진영 왼쪽 측면에서 투입된 공중볼을 수원 골키퍼 양형모가 잡다가 놓쳤고, 김승대가 떨어진 볼을 재빨리 잡아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김승대의 이번 시즌 마수걸이 득점이었다.
먼저 실점한 수원은 전반 2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전진우가 때린 오른발 슛이 이날 팀의 첫 슈팅일 정도로 부진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포항은 후반 36분 수원 진영 페널티지역 왼쪽 앞에서 시도한 프리킥이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지만, 몸을 날린 골키퍼 양형모의 손끝에 걸려 추가 득점에는 이르지 못했다.
인천전용구장에서는 '선두' 울산 현대가 시즌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한 마틴 아담의 활약을 앞세워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물리쳤다.
개막 6연승 이후 2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으로 잠시 삐걱했던 울산(승점 22)은 3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가장 먼저 '승점 20 고지'를 밟았다.
더불어 홍명보 감독은 이날 승리로 K리그 최단기간 50승을 달성했다. 홍 감독은 울산 사령탑 부임 786일 만에 50승을 달성, 최용수 강원FC 감독이 FC서울을 지휘할 때 세웠던 기존 기록(800일·50승)을 깼다.
울산은 시즌 첫 주중 경기를 맞아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엄원상과 주민규를 벤치에 앉히고 마틴 아담과 강윤구에 최전방 공격을 맡기는 로테이션을 실시했다.
선발로 나선 마틴 아담과 강윤구는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 득점 합작으로 보답했다.
문전에서 짧고 정확한 패스로 인천의 수비를 흔든 울산은 전반 9분 강윤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투입한 크로스를 마틴 아담이 골 지역 왼쪽에서 머리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마틴 아담의 시즌 1호 골이었다.
울산의 철벽 수비에 막힌 인천은 전반 38분에서야 첫 슈팅이 나올 정도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전반을 0-1로 마친 인천은 후반 19분 프리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오반석이 헤더로 득점을 맛보는 듯했지만 기막히게 몸을 날린 골키퍼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울산은 후반 20분 엄원상이 빠르게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뚫고 들어가 시도한 오른발 슛이 옆 그물에 꽂히며 골 기회를 날렸다.
인천은 후반 37분 울산 진영 페널티아크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에르난데스가 땅볼 슈팅으로 골을 노렸지만 10명이 늘어선 울산의 수비벽에 막혀 끝내 동점 골 사냥에 실패했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후반 44분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를 투입해 잠그기에 나섰고, 한 골 차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