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경기가 끝나고 나서 알았습니다. 제가 승리했다기보다 선수들의 승리죠."
프로축구 K리그 최단기간 50승을 달성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홍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25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 원정에서 마틴 아담의 결승 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개막 6연승 이후 1무 1패로 잠시 주춤했던 울산은 인천을 잡고 다시 연승 행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승리로 홍 감독은 울산 현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786일 만에 50승(22무 13패) 고지를 밟았다. 이는 K리그 최단기간 50승이다.
홍 감독은 울산을 지휘하면서 2021년 3월 1일 강원FC에 5-0 대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이날 인천전까지 786일 만에 85경기를 치르면서 50승을 거뒀다.
'786일 50승'은 최용수 강원FC 감독이 FC서울을 지휘할 때 작성한 기존 최단기간 50승(800일)을 14일 줄인 신기록이다.
다만 홍 감독은 85경기 만에 50승 고지를 밟아 조윤환 감독이 세웠던 최소 경기(82경기) 50승 기록은 깨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홍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기록을 깼다는 것을 경기가 끝나고 알았다"라며 "제가 승리를 했다기보다는 선수들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제자들을 칭찬했다.
그는 이어 "울산에 있으면서 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팀을 더 성장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시즌 첫 주중 경기를 맞아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주민규와 엄원상은 벤치에서 시작했고, 마틴 아담과 강윤구가 최전방에 선발 공격자원으로 기회를 얻었다.
홍 감독은 "지난 주말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를 치른 뒤 이틀만 쉬고 치르는 경기라서 체력적인 여유가 없었다"라며 "오랜만에 나온 선수들이 자기 몫을 다해줘서 팀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앞선 2경기(대전 1-2패, 포항 2-2무)에서 연속 2실점 하며 수비진에 균열이 생긴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수비 조직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실수에서 실점이 나왔다. 집중력과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조직력에는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가지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시즌 초반 우리 팀의 장점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상대에 따라 다른 전략을 쓰고 있지만 우리가 잘하는 것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