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7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안양 KGC 인삼공사와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 SK 김선형이 돌파하고 있다. 왼쪽 인삼공사의 10번이 문성곤. 2023.4.27 [email protected]
(안양=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농구 정규리그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무려 16연승을 이어온 서울 SK가 '원투 펀치'의 난조 속에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SK는 2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 원정경기에서 안양 GC인삼공사에 67-81로 졌다.
SK는 정규리그 막판 9연승,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연승, 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연승, 25일 챔피언결정 1차전까지 거침없는 질주를 펼쳐왔는데, 2월 23일 KCC와의 정규리그 경기 이후 2개월여 만에 패배를 떠안았다.
SK를 현재의 위치에 있게 만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선형과 외국 선수 MVP 자밀 워니가 주춤한 게 뼈아팠다.
1차전에서 각각 22점 12어시스트, 23점 10리바운드로 승리를 합작했던 김선형과 워니는 이날은 10점 10어시스트, 9점 8리바운드에 그쳤다.
1차전 워니와 김선형에게 정신없이 당했던 인삼공사는 4년 연속 리그 최우수수비상을 받은 수비의 핵심 문성곤을 김선형에게 붙여 대응에 나섰는데, 맞아떨어지며 시리즈를 1승 1패 균형으로 만들었다.
문성곤의 이날 수치상 기록은 4점 6리바운드였지만, 김선형에 대한 수비만으로도 반격의 일등 공신으로 꼽힐 만했다.
패장인 SK의 전희철 감독조차 "문성곤의 활동력이 워낙 좋았다. 몰아가는 수비 등을 잘 펼쳤다"며 "상대 선수지만 칭찬할 건 칭찬해야 한다"고 문성곤의 수비를 짚었다.
문성곤은 "상대 에이스를 막아야 할 때는 '같이 죽자'는 생각으로 막는다. 제가 잘 막았다기보다는 오세근 형과 오마리 스펠맨이 잘 도와준 덕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김선형 선수는 워낙 체인지 드리블을 잘 치고 몸을 잘 써서 리듬에 속지 않으려고 했다. 모든 방향을 다 막으려면 무주공산으로 뚫리기 때문에 한쪽을 잡아서 간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이날 여러 차례 상대와 강하게 부딪치며 코트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던 문성곤은 "맨날 자빠져서 괜찮다. 자빠지는 게 일상"이라며 미소 지었다.
21점 9리바운드를 올리며 공수에서 중심을 잡은 인삼공사의 베테랑 오세근도 이날 승리에서 김선형에 대한 수비가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1차전에서도 전체적으로 수비가 잘 안된 건 아닌데, 김선형에게서 많은 것이 나와서 졌던 것 같다. 어제 준비하면서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했다"며 "김선형과 워니를 잘 막은 게 승리 요인"이라고 말했다.
오세근은 "오늘 잡은 기세를 계속 몰아갔으면 좋겠다. 저희도 상대도 힘든 상황이라 집중력 싸움이 될 것 같다"며 "최대한 집중해서 리바운드 하나 더 잡고 패스 하나 더 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