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는 2023시즌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며 나란히 '새 외국인 선수 영입 상한'인 1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아직 시즌 초이긴 하지만, 명암은 완전히 엇갈렸다.
기예르모 에레디아(SSG)는 순도 높은 타격으로 '100만달러'가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 호세 로하스(두산)는 외국인 타자 중 이미 2군에 내려간 브라이언 오그레디(한화 이글스·타율 0.127) 다음으로 낮은 타율 0.157(70타수 11안타)에 허덕이고 있다.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맞대결은 두 외국인 타자의 2023시즌 초반을 압축한 듯한 경기였다.
에레디아는 이날 4타수 1안타 3타점을 올렸다. 안타는 1개뿐이었지만, 결승타를 만들었다.
로하스는 두 번의 득점권 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하는 등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또한, 치명적인 실책도 범했다.
0-0이던 1회말 무사 1루, 두산 우익수 로하스는 최주환의 평범한 뜬공을 놓쳤다.
로하스의 치명적인 실책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이어간 SSG는 최정이 3루수 앞 땅볼에 그쳤지만, 1사 1, 3루에서 에레디아의 우익수 쪽 2루타로 2점을 선취했다.
에레디아는 4회에도 1사 1, 3루에서 2루수 옆 땅볼로 타점을 추가했다.
수비에서 고개를 숙인 로하스는 타석에서도 만회하지 못했다.
0-2로 뒤진 추격한 2회초 무사 1, 2루에서 로하스는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3-8로 따라붙은 7회초 2사 1, 2루에서도 로하스는 삼진으로 돌아섰다.
로하스는 29일까지 타율 0.157, 4홈런, 10타점, 출루율 0.253, 장타율 0.329로 고전하고 있다. 4월 1일 개막전에서 연장 끝내기 홈런을 쳤던 짜릿한 기억도 득점권 타율 0.200(20타수 4안타)의 부진 속에 희미해졌다.
에레디아는 SSG 팬과 동료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었다.
에레디아의 성적은 타율 0.341, 2홈런, 19타점, 출루율 0.394, 장타율 0.484다. 득점권에서도 타율 0.353(34타수 12안타)으로 강하다.
이날도 3타점을 올린 에레디아는 "최근 4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지만, 타순이나 상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타석에서 안타나 출루할 수 있는 방법만 고민할 뿐"이라며 "이런 마음가짐이 득점권이나 타점 측면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모범적인 인터뷰'를 했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KBO리그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던 것이 주효했다. KBO에는 잠수함 투수도 많아서, 그에 맞게 준비하기도 했다"며 "개막 후 한 달이 지났는데 전체적으로 만족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고 '더 나은 시즌'을 약속했다.
'만족하지 않는' 에레디아의 모습을 SSG는 흐뭇하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