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앞에서 멀티 골을 폭발한 K리그1 FC서울의 나상호가 대표팀 내 새로운 경쟁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상호는 29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수원FC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2골을 몰아치며 서울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나상호는 상대 후방을 종횡무진 누비며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후반 4분 역습 상황에서 오른 측면을 내달린 나상호는 페널티지역에서 무릴로의 핸드볼 반칙을 끌어냈다.
직접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성공한 나상호는 후반 27분에도 빠른 발과 날카로운 킥으로 수원FC의 골망을 흔들었다.
박동진의 로빙 패스를 쫓아 페널티박스로 뛰어든 후 박철우와 경합을 이겨내고 왼발로 낮게 깔아 차 멀티 골을 완성했다.
마침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장을 찾은 터라 새로운 대표팀 수장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모양새가 됐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나상호는 "모든 선수에게 (클린스만호의 문이) 열려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의욕과 욕심을 갖고 임하는 선수들 있을 것"이라며 "경쟁 체제가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나상호는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2선 측면 자원으로 발탁됐다.
벤투 전 감독이 부임한 2018년부터 중용 받은 나상호는 벤투호가 답답한 경기를 펼칠 때마다 해외파 선수들을 제치고 기회를 얻었다는 비판 세례를 견뎌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장점인 활동량과 저돌적 돌파를 선보이며 이런 팬들의 시선을 돌려놓기도 했다.
새로운 경쟁을 마주하는 나상호는 시즌 초반 득점 선두로 치고 나가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시즌 6, 7호 골을 더한 나상호는 루빅손(울산 현대·5골)을 제치고 득점 단독 1위가 됐다.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인 황의조가 부상으로 결장한 공백도 완벽히 메웠다.
나상호는 "팀원 전체가 잘 준비했다. 누가 빠져도 빈 공간을 잘 메워줄 것이라 생각했고, 팀원들이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번 승리는 특히 직전 강원FC와 원정 경기(2-3 패)에서 나온 '오심'의 아픔을 씻어주는 터라 기껍다.
당시 경기 종료 직전 팔로세비치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동점을 만드는 듯했지만, 직전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파울이 지적돼 득점이 무효가 됐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다음 날 열린 평가소위원회에서 이를 오심으로 판단했다.
나상호는 "나도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걱정이 많이 됐다. 그런데 몸을 풀 때나 경기장에서나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욕심을 보여줬고 경기력도 좋았다"며 "강원전에는 졌지만 팀원들이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어줬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저번 경기가 끝나고 (팬분들께서) 위로의 말씀을 많이 주셨다. 원정 경기인데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어린이날 예정된 홈 경기도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