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경기 종료 0.1초 전 데릭 화이트의 손을 떠난 공이 기적적으로 적중한 덕에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챙긴 보스턴 셀틱스가 미국프로농구(NBA) 동부 콘퍼런스 결승을 어렵게 7차전까지 끌고 갔다.
보스턴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2022-2023 NBA 동부 콘퍼런스 결승(7전 4승제) 6차전 마이애미 히트와 원정 경기에서 104-103으로 가까스로 이겼다.
종료 직전까지 102-103으로 뒤져 패색이 뚜렷하던 차 보스턴의 마커스 스마트가 어렵게 던진 3점이 림을 돌아 나오며 이대로 마이애미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포기하지 않고 골밑으로 도약한 화이트가 시도한 팁인 슛이 경기 종료 버저와 동시에 백보드를 맞고 림으로 들어가 보스턴이 기적 같은 역전승을 챙겼다.
NBA 공식 집계상 화이트가 마지막으로 리바운드를 따낸 게 종료 0.1초 전이고, 득점이 인정된 시점은 경기가 종료된 순간이다.
이 짧은 순간 공중에서 냅다 공을 던져넣은 화이트의 기지로 보스턴은 시리즈를 마지막 경기까지 끌고 갔다.
1, 2, 3차전을 내리 패한 보스턴을 놓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크게 우세했다.
7전4승제 플레이오프(PO) 시리즈에서 승리 없이 3연패 한 팀이 승부를 뒤집은 적이 1946년 출범한 NBA 역사에서는 없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로 보스턴은 NBA 사상 네 번째로 PO 시리즈에서 3연패 후 3연승 한 팀이 됐다.
20년 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가 댈러스 매버릭스와 서부 PO 1회전에서 어렵게 균형을 맞췄지만, 7차전에 패해 2회전 진출이 좌절된 게 마지막이다.
보스턴은 지난 시즌에도 마이애미와 동부 결승에서 만나 7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렀다. 지난 시즌 승자는 보스턴이었다.
올해도 챔프전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명승부'를 보여주는 두 팀의 마지막 경기는 오는 30일 보스턴의 홈인 TD가든에서 펼쳐진다.
7차전 승리 팀이 서부 콘퍼런스 챔피언 덴버 너기츠와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에서 맞대결한다.
이날 보스턴의 '원투펀치'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은 각각 31점, 26점을 올리며 벼랑 끝에 몰린 보스턴의 공격을 이끌었다.
둘이 리바운드도 12, 10개씩 올리며 분전한 가운데 스마트도 3점 4방을 성공하며 21점을 보탰다.
스마트는 1점 뒤진 경기 종료 3초 전 인바운드 패스 상황에서 어렵게 공을 받아 3점을 시도한 공도 있다.
이 슛이 적중하지는 못했지만, 림을 한 차례 돈 후 종료 0.3초 전 공중으로 도약한 화이트의 손끝에 마침 떨어졌다.
주전 가드로 출전했지만 9점에 그쳤던 화이트는 이 팁인을 성공하면서 기적 같은 역전극의 주역이 됐다. 중계상 계시기의 숫자가 0.1이 되는 순간 화이트의 손에서 공이 떨어졌다.
마이애미에서는 케일럽 마틴이 21득점과 함께 15리바운드를 쓸어 담는 '깜짝 활약'을 펼쳤지만, 마지막 순간 고배를 마셨다.
에이스 지미 버틀러는 24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전방위적으로 활약했지만, 필드골 성공률이 23.8%에 그친 게 패인이 됐다.
특히 마이애미로서는 팀의 대표 슈터인 덩컨 로빈슨이 종료 1분 27초 전과 24초 전 앞에 수비가 없는 상황에서 연이어 3점을 놓친 게 뼈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