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인수를 원하는 카타르 자본이 8조 4천억원이 넘는 금액을 최종 입찰한 것으로 파악된다.
BBC방송 등 영국 매체들은 입찰 마감 시각인 28일 오후 10시(현지시간)까지 카타르 측 컨소시엄과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 측이 최종적으로 구단 인수 가격을 제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회장을 앞세운 카타르 컨소시엄의 입찰가는 50억파운드(약 8조4천255억원)가량으로 파악된다.
이는 구단 부채를 모두 청산할 수 있는 규모이며, 이외 추가적 자본·인프라상 투자 계획도 제안에 포함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가디언에 따르면 이는 현 구단 소유주인 미국 스포츠 재벌 글레이저 가문이 마감 직전에 제시한 60억파운드(약 10조1천억원)에는 못 미친다.
오랜 맨유 팬으로 알려진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가 이끄는 이네오스 측은 '지분 100%'를 원하는 카타르 측과 달리 50%가 조금 넘는 지분에 대한 입찰가를 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이 경우 글레이저 가문이 기존 70%의 구단 지분 중 20%가량은 여전히 쥐고 있게 된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Billionaires Index)에서 재산이 143억달러(약 19조2천억원)로 파악되는 랫클리프 역시 거래 대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출을 받아야 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글레이저 가문이 이제 여러 제안을 검토해 최종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
맨유는 미국 스포츠 재벌 말콤 글레이저가 2005년 14억7천만달러에 인수했고, 2014년 말콤이 세상을 떠나자 자녀들이 공동 구단주에 올랐다.
하지만 맨유의 성적이 좋지 않자 팬들의 불만이 커졌고, 일부 팬들은 '글레이저 가문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글레이저 가문이 사실상 구단 매각을 선언하자, 카타르·랫클리프 측을 비롯해 소수 지분이라도 원하는 각종 외국 자본이 관심을 보이면서 인수 경쟁이 점화됐다.
지난 시즌을 6위로 마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한 맨유는 올 시즌 에릭 텐하흐 감독 체제에서 선전 중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8승 6무 7패로 승점 60을 쌓아 4위에 올라 있다.
경쟁팀인 3위 뉴캐슬(승점 62), 5위 토트넘(승점 54)에 비해 각각 1경기, 2경기씩 덜 치른 터라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이 걸려있는 '4위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준우승을 거둔 2018년 이후 5년 만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에도 올라 연고지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