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여름의 시작인 입하(立夏)가 지난 지도 3주가 됐다.
28일 기준 KBO리그 3위로 순항 중인 롯데 자이언츠는 '봄에만 잘한다'는 의미의 '봄데' 별명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이다.
1위 LG 트윈스와는 한 경기 차, 2위 SSG 랜더스와는 반 경기 차로 격차를 좁혔다. 4위 두산 베어스는 다섯 경기 차로 따돌리며 3강 체제를 굳혔다.
분수령으로 꼽혔던 지난 23∼25일 NC 다이노스와 3연전에서 2승(1패)을 챙겼고, 이후 이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도 전날까지 2연승을 올렸다.
지난 2년 연속 8위에 그쳤던 롯데는 찾아볼 수 없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유롭고 유기적인 소통'을 원동력으로 꼽았다.
2019년 10월 퓨처스(2군) 감독을 거쳐 2021년 1군 지휘봉을 잡은 그는 "3년 반 전과 지금의 문화는 낮과 밤의 차이일 정도로 다르다"며 "감독, 코치, 선수들이 나이를 떠나 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자유롭고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지금의 원동력이다"라고 돌아봤다.
좋은 팀 분위기가 자리 잡은 과정에 관해 묻자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많은 장애물을 견뎌내야 했다"며 "다 말씀드리기엔 너무 길다. 밤새 말할 수 있는 주제"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튼 감독은 "외국인 리더는 선수, 코치진과 소통하고 맞춰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단순히 통역의 문제가 아니라 감독은 한국 야구를 이해하고 선수·코치는 감독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팀을 잘 이끌어주는 노진혁, 안치홍, 전준우 등 베테랑들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서튼 감독은 "단순히 공을 당겨쳐서 장타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을 넓게 보고 팀을 위해 밀어 치는 모습이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롯데는 오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LG와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서튼 감독은 "사직과 잠실 경기는 유독 분위기가 남다르다"며 "철저히 준비해서 이기는 전략을 잘 짜서 팬들에게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