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명가' 우라와 레즈가 행운이 섞인 골로 아시아 최강 클럽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치른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통산 3번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우라와는 3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ACL 결승 1차전에서 후반전에 터진 고로키 신조의 동점골 덕에 1-1로 비겼다.
우라와가 0-1로 뒤지던 후반 8분, 오쿠보 도모아키가 길게 찔러준 침투패스를 알힐랄 수비진이 걷어낸다는 것이 골대로 향했다.
앞으로 나와 있던 골키퍼 압둘라 마유프가 황급히 뒤로 물러나며 공을 쳐 내려 했지만, 공은 왼쪽 골대를 맞고 골 지역 정면으로 흘렀다.
이를 골대로 달려들던 고로키가 슈팅으로 마무리해 우라와에 천금 같은 동점골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는 원정팀 다득점 규정이 적용되는 마지막 ACL이다. 다음 2023-2024시즌 대회부터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우라와는 5월 6일 오후 6시 홈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이기거나 0-0 무승부로 90분을 마치면 통산 3번째 ACL 우승을 이룬다.
포항 스틸러스와 더불어 동아시아 공동 최다 우승팀의 지위에 오른다.
아시아 전체를 놓고 보면 알힐랄이 통산 4회로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포항이 2위다.
알힐랄의 핵심 공격수 살림 다우사리가 징계로 2차전에 나올 수 없게 된 점도 우라와에 작지 않은 호재다.
다우사리는 후반 41분 이와오 겐과 경합하다가 넘어지자 그를 발로 걷어차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했고,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우사리는 이날 알힐랄의 선제골을 책임지는 등 '국내파 에이스'로써 제 몫을 다했지만, 경기 막판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팀에 크게 '민폐'를 끼치고 말았다.
다우사리는 전반 13분 오른쪽에서 넘어온 땅볼 크로스를 골대 왼쪽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해 1-0을 만들었다.
알힐랄은 호화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출신 오디온 이갈로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포르투(포르투갈)에서 뛰었던 공격수 무사 마레가가 측면 공격을 맡았다.
알힐랄에서 5년째 핵심 자원으로 활약하는 한국 국가대표 출신 센터백 장현수도 풀타임을 뛰었다.
우라와는 이날 공 점유율 28%, 유효슈팅 2개에 그치며 크게 밀렸다.
여기에 6만여 홈 팬들이 알힐랄을 상징하는 파란색 유니폼으로 경기장 관중석을 물들이고 일방적인 응원전을 펼쳐 우라와 입장에서는 '파란 지옥'이라고 할 만했다.
난관을 뚫고 유리한 고지를 점한 우라와의 마치에이 스코르자(폴란드) 감독은 "알힐랄 같은 팀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 것은 긍정적이다. 후반전에 성과를 내기는 했지만, 2차전에서 매우 힘든 승부를 펼쳐야 할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