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축구계에 만연한 부패 척결을 위한 고강도 사정 속에 또다시 은퇴한 축구계 거물 2명이 낙마했다.
후베이성 공산당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리위이 전 축구협회 부주석과 중국 슈퍼리그를 주관하는 중차오롄 유한공사의 마청취안 전 회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 혐의로 중앙 기율·감찰위 국가체육총국 기율검사팀과 후베이성 감찰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68세인 리위이는 2015년 축구협회 부주석에 올라 2019년 은퇴할 때까지 중국 프로축구인 슈퍼리그와 23세 이하(U23) 리그를 총괄했다.
그는 당시 "중국 슈퍼리그를 세계 6대 리그에 진입시키겠다"며 중국 축구 개혁을 주도했고 2017년에는 U23 리그를 신설했다.
출범 초기 87개에 불과했던 U23 리그의 팀 수는 불과 3년째인 2019년에 3천여 개로 급증했으나, 리그 규모를 키우기 위해 졸속으로 팀을 늘렸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그는 또 젊은 선수들을 육성해야 한다며 성인 리그에 U23 선수를 일정 비율 의무적으로 출전시키는 규정을 도입했다.
이 때문에 각 구단은 U23 선수들을 출전시킨 뒤 바로 교체하는 편법을 썼으며 이 과정에서 U23 선수들의 몸값과 수입이 크게 올랐고, 이는 덩달아 슈퍼리그 선수들의 몸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 내 리그의 몸값이 높아지니 선수들이 안주하며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U23 선수 의무 출전 조항은 논란 속에 6년 만에 폐지됐다.
봉면신문은 "작년 11월 리톄 전 국가대표 감독을 시작으로 불과 153일 만에 축구계의 전·현직 고위직 11명이 낙마했다"며 "주목할 점은 은퇴한 거물 2명이 축구계 반부패 폭풍에 휘말린 것"이라고 전하면서 축구계에 대한 사정이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시작된 축구계 사정 과정에서 축구협회와 중차오롄의 전·현직 고위 인사가 줄줄이 낙마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축구협회 당 서기인 두자오차이 체육총국 부국장까지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의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부패와 슈퍼리그의 승부 조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국가체육총국은 이달 초 7명의 상주 인력을 파견해 지도부 공백 상태인 축구협회를 접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