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27일 발표한 맞트레이드는 지난해 이맘때 포수 박동원(33)과 내야수 김태진(28)을 맞바꾼 키움과 KIA 타이거즈의 트레이드 이후 1년 만에 나온 주전급 선수 이적이다.
키움에서는 불펜 투수 김태훈(31)이 팀을 떠나 삼성으로 향하고, 그 대가로 삼성은 내야수 이원석(37)과 2024시즌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건네줬다.
올해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고도 타격 부진에 허덕이는 키움, 주전 마무리 오승환(41)의 부진으로 뒷문이 뻥 뚫린 삼성이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은 트레이드다.
지난 18∼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3연전을 벌인 두 팀은 이때 직접 만나서 실무자끼리 트레이드를 논의하기 시작했고, 25일 고형욱 키움 단장과 홍준학 삼성 단장이 세부 조율을 거쳐 최종 합의했다.
당장 키움은 중심 타자와 코너 내야수를 얻었다.
2005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해 두산 베어스를 거쳐 2017년 프리에이전트(FA)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원석은 꾸준한 활약을 펼친 선수다.
올 시즌도 타율 0.362로 리그 4위, 출루율 0.486으로 리그 1위를 달린다.
한 그래도 허약한 타선에 이정후마저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키움의 가장 큰 고민은 내야 양 코너였다.
최근 김휘집이 3루수 자리에서 어느 정도는 제 몫을 해줘서 급한 불은 껐지만, 1루수는 kt wiz)가 떠난 뒤 2년째 적임자를 못 찾았다.
키움의 이번 시즌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선수들의 타율은 0.119, OPS(출루율+장타율)는 0.430으로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다.
3루뿐만 아니라 1루수로도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는 이원석이 키움에는 딱 알맞은 카드인 셈이다.
게다가 이원석은 젊은 선수가 주축인 키움 선수단에서 최고참 선수 이지영(37)과 함께 경험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석은 이날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이원석이 공격과 수비 모두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팀은 좌타자가 많은데, 우타자 이원석의 가세로 타선 짜임새도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키움은 3라운드 신인 지명권까지 얻어 지난해 말 주효상(26)을 KIA 타이거즈에 보내며 받았던 2라운드 지명권까지 더해 올해 하반기에 열릴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총 13명을 지명할 수 있다.
삼성은 주전 내야수 이원석을 보내야 할 정도로 불펜 사정이 좋지 않다.
오승환은 두 차례 블론세이브를 저지르고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았지만, 중간 계투로 이동해서도 아직 제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다.
시즌 10차례 등판에서 1승 1패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인 오승환의 세부 성적은 더욱 심각하다.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이 1.80이고, 피안타율도 0.310이다.
삼성은 오승환 대신 왼손 투수 이승현(21)을 대체 소방수로 기용했지만, 이승현도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최형우에게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여기에 우규민(38)도 4홀드 평균자책점 5.68로 주춤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간 계투와 마무리 투수 모두 경험이 있는 오른손 투수 김태훈의 가세는 불펜 안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태훈의 시즌 성적은 8경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5.87이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건 지난 19일 고척 삼성전 부진(⅓이닝 3실점) 여파다.
2021년 4승 2패 1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22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태훈은 지난해에도 3승 2패 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14로 활약했다.
특히 작년에는 마무리 투수로 개막을 맞이해 4월 한 달 동안 10경기 8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으로 맹활약했지만, 급성 충수염(맹장염)으로 거의 한 달간 등판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