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준우승팀을 이끌다가 성 비위로 직을 잃은 이메 우도카 감독이 몇 년째 최하위권을 맴도는 휴스턴 로키츠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휴스턴은 26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우도카 감독을 팀의 15번째 감독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4년이다.
NBA 선수 출신으로 샌안토니오 스퍼스, 브루클린 네츠 등에서 코치 경력을 쌓은 우도카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보스턴 셀틱스를 이끌었다.
우도카 감독의 지휘 아래 '전원 바꿔막기 수비'를 바탕으로 짠물 수비력을 선보인 보스턴은 2021-2022시즌 정규리그에서 마이애미 히트에 이어 동부 콘퍼런스 2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PO)에서도 디펜딩 챔피언 밀워키 벅스를 꺾는 등 승승장구하며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지만, 아쉽게 스테픈 커리가 활약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우승은 내줬다.
NBA의 새로운 명장으로 주목받던 찰나, 지난해 9월 우도카 감독은 돌연 보스턴에서 한 시즌 정직 징계를 받으면서 지도자로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ESPN, AP통신 등에 따르면 구단 내 여성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게 사유였다.
우도카 감독이 언어폭력에 가까운 거친 표현을 써왔으며, 상사로서 우도카 감독이 주도한 직장 내 권력관계가 사안에 영향을 줬다는 게 독립 법무법인을 통한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ESPN은 전했다.
휴스턴 사령탑 부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우도카 감독은 관련 질문에 "몇 달 전 이미 성명을 발표했고, 내가 힘든 상황에 처하게 했던 사람들에게도 사과했다"며 "보스턴의 결정을 지지하고, 내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간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면서 반성하고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며 "문제는 해결됐다. 관련해 더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기자들과 만나 우도카 감독이 새 직장을 구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게 자신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하든을 중심으로 팀을 정비해 2010년대 중후반 서부 콘퍼런스의 강호로 군림한 휴스턴은 최근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2시즌 서부 최하위였고, 올 시즌도 그보다 한 단계 높은 14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세 시즌 중 한 번도 승률 30%를 넘지 못했다.
무엇보다 2021년 하든이 브루클린으로 떠난 후 팀의 중심을 잡을 '스타 플레이어'가 부재했다.
이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으로 뽑은 제일런 그린, 알프렌 센군 등 젊은 선수들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휴스턴의 하위권 탈출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