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유럽축구연맹(UEFA)의 제재에 중앙아시아 국가대항전 참가도 검토한 러시아 축구대표팀이 결국 출전을 포기했다.
AFP통신은 러시아 측이 중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초청을 최종적으로 거절해 26일(현지시간) 타지키스탄의 두샨베에서는 8팀이 아닌 7팀 간 조 추첨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발레리 카르핀 러시아 대표팀 감독은 현지의 기온·인조 잔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부상이 우려된다고 불참 사유를 전했다.
앞서 러시아축구협회도 지난 18일 대회 조별리그 경기 사이 휴식일이 짧고, 6월의 중앙아시아 날씨가 상대적으로 무더워 선수 피로가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타지키스탄축구협회에 따르면 오는 6월 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대회는 중앙아시아축구협회(CAFA) 소속 6팀과 러시아를 포함한 특별 초청팀 2팀 등 총 8팀이 경쟁할 예정이었다.
올해 처음 열리는 대회는 결국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 CAFA 소속 6팀에 초청팀 오만까지 7팀끼리만 우승팀을 가리게 됐다.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오만이 A조에, 이란·키르기스스탄·아프가니스탄이 B조에 묶였다.
각 조에서 리그를 치른 후 조 1위끼리 결승에서 격돌한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승인을 받은 대회로, 결과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집계에 반영된다.
이 대회 출전 타진은 유럽을 통해 국제 무대를 나설 통로가 막히자 아시아로 시선을 돌린 러시아 측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FIFA와 UEFA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을 포함한 양 단체 주관 대회에 러시아 선수들의 참가를 금지했다.
사실상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퇴출당한 러시아 대표팀은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옛 소련 연방국들과 비공식 친선 경기만 치렀다.
유럽에서 활동이 여의치 않자 지난해 말 러시아축구협회는 AFC에 합류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아시아행은 포기했다.
아시아 축구로 합류를 희망하더라도 AFC 측이 받아준다는 보장이 없는 터라 UEFA와 협상에 중점을 두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최근까지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RFU 고위 관계자는 지난 18일 타스 통신 등에 "협상이 쉽지 않다. 논의가 오래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UEFA는 종전 전까지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