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워니 '플로터 쇼' 본 전태풍 "미국서는 기본 중 기본"

뉴스포럼

김선형·워니 '플로터 쇼' 본 전태풍 "미국서는 기본 중 기본"

빅스포츠 0 226 2023.04.28 00:21

"수비 사기 떨어뜨려…한국 처음 왔을 때 눈초리 속에도 던져"

전태풍
전태풍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처음 한국 왔을 때는 너무 싫었어요. 플로터 던지니까 계속 뭐라고 했거든요."

서울 SK의 김선형, 자밀 워니가 지난 25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보여준 '플로터 쇼'를 본 귀화 선수 출신 전태풍은 우리나라 프로농구 무대를 막 밟은 10여 년 전의 고충이 떠올랐다고 했다.

김선형과 워니는 이날 플로터로 정규리그 1위 안양 KGC인삼공사를 77-69로 꺾는 데 앞장섰다.

김선형 혼자서만 플로터 7개를 성공하며 인삼공사 수비를 무력화했다. '플로터 장인'으로 평가받는 워니도 훅슛인지, 플로터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운 특유의 '한 손 슛'을 9개나 적중했다.

이들의 활약을 본 전태풍은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둘 다 이제 나보다 잘 던지더라"하고 웃었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명문 조지아공대 출신으로 유럽 무대를 경험한 후 2009년 전주 KCC 유니폼을 입은 전태풍은 당시로는 생소했던 플로터를 코트 위에서 거침없이 쐈다.

공을 한 손으로 받친 채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살려 살짝 공중에 띄워 올리는 플로터는 일반적인 슛과는 타이밍이 달라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

김선형
김선형 '슛'

(안양=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25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안양 KGC 인삼공사와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 SK 김선형이 슛하고 있다. 2023.4.25 [email protected]

그러나 두 손으로 공을 받치고 던지는 정석적인 슛과 달라 최근까지도 프로농구에서 자주 보이지는 않았다.

프로농구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 뛴 외국 선수 데니스 에드워즈가 이 슛을 주특기로 썼는데, 플로터라는 정식 명칭은커녕 '막슛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정규리그 702경기를 소화한 174㎝의 단신 가드 이현민이 종종 쏘아 올릴 때마다 주목받을 정도로 한국 농구계에는 익숙하지 않은 기술이었다.

전태풍은 "한국에서 이 기술을 모른다는 게 처음에 정말 신기했다"며 "미국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인 기술이다. 신장이 작은 가드는 필수고, 센터도 던진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경기 중 플로터로만 6~8점은 넣었다. 그런데 한국에 오니 던질 때마다 한 소리를 들었고, 점점 자신감이 줄면서 감도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내가 처음에 와서 던질 때 매일 (코칭스태프로부터) 불만이 나와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며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 플로터를 썼던 나한테 후배들이 고마워해야 한다"고 웃었다.

슛하는 워니
슛하는 워니

(안양=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5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안양 KGC 인삼공사와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 SK 워니가 슛하고 있다. 2023.4.25 [email protected]

전태풍이 이 기술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상대의 사기를 저하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엉거주춤한 자세에서 대충 던지는 듯한 슛이 공중에서 천천히 떨어지면서 림으로 들어가는 터라, 수비에 심리적인 타격을 준다는 설명이다.

전태풍은 "빅맨들이 정말 싫어한다. 수비 잘한다는 빅맨들이 쳐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블록슛을 시도하지만, 공이 한 박자 빨리 공중으로 솟는다"며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못 막아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전을 마친 후 전희철 SK 감독은 "상대가 얼마나 맥이 빠지겠나. 김선형과 워니 둘이 플로터만 계속 던지는데…"라며 "(둘의) 플로터는 못 막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태풍은 특히 가드가 이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밑 돌파도 공격의 선택지에 들어가면서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전태풍은 "애초에 2m가 넘는 선수들이 골밑에 여러 명 있는데 레이업을 넣는 게 어렵다. 레이업 하기 좋은 각도가 안 나온다"며 "이런 상황에도 플로터를 쓰면 쉽게 득점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슛하는 김선형
슛하는 김선형

(안양=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25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안양 KGC 인삼공사와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 SK 김선형이 슛하고 있다. 2023.4.25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3029 챔피언전 3경기 연속 20점 이상 오세근 "우승이 간절하다" 농구&배구 2023.04.30 239
3028 김진태 지사, '연승' K리그1 강원에 축하…"기적의 결승골" 축구 2023.04.30 503
3027 프로축구 K리그2 전남, 충남아산 꺾고 9위서 7위로 도약 축구 2023.04.30 515
3026 클린스만 감독 앞 멀티골…'새로운 경쟁' 맞는 나상호의 자신감 축구 2023.04.30 479
30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 전적] KGC인삼공사 81-70 SK 농구&배구 2023.04.30 210
3024 MLB 텍사스 '유리 몸' 디그롬, 또 조기 강판…올 시즌 두 번째 야구 2023.04.30 506
3023 프로야구 키움-롯데 경기 비로 취소…추후 재편성 야구 2023.04.30 535
3022 [프로축구 수원전적] 서울 3-0 수원FC 축구 2023.04.30 460
3021 14위까지 쳐졌던 레이커스의 반등…NBA 서부 PO 2회전 진출 농구&배구 2023.04.30 207
3020 [프로야구 수원전적] 삼성 3-2 kt 야구 2023.04.30 536
3019 [프로축구2부 창원전적] 경남 2-1 천안 축구 2023.04.30 478
3018 [프로야구 인천전적] SSG 10-4 두산 야구 2023.04.30 483
3017 '득점 1위' 나상호, 클린스만 앞 멀티골…서울, 수원FC 3-0 완파(종합) 축구 2023.04.30 493
3016 WKBL 라이징스타, 일본 올스타에 석패…박지현 25점·12R 분전 농구&배구 2023.04.30 227
3015 '대타 이성규 결승타' 삼성 4연승…kt, 1천458일 만에 8연패 야구 2023.04.30 532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