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새 역사를 남긴 손흥민(토트넘)이 이번 시즌은 부상과 월드컵 출전 등으로 굴곡진 나날을 보냈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리즈의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EPL 38라운드 원정 경기(4-1 승)를 끝으로 2022-2023시즌을 마쳤다.
지난 2021-2022시즌 리그에서 23골을 넣으며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공동 득점왕에 등극하고 공식전 전체 24골을 남겼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엔 전체 득점이 14골로 크게 줄었다.
리그에서 10골을 터뜨렸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2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2골을 넣었다.
리즈와의 최종전에서 작성한 도움 하나를 포함해 리그에서 도움 6개를 기록, 시즌 전체 공격 포인트는 20개(14골 6도움)였다.
이로써 손흥민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공격 포인트 20개 이상을 달성했다.
EPL 득점왕으로 주목도가 더욱 높아진 가운데 시즌 개막 이후 한동안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와의 8라운드에서 해트트릭으로 침묵을 깨뜨린 손흥민은 이후 10월 UCL 조별리그에서 2골을 추가했다.
감각을 끌어올 리는 듯했던 손흥민에게 지난해 11월 덮친 안와골절 부상은 시즌 전체를 뒤흔들었다.
지난해 11월 초 마르세유(프랑스)와의 UCL 조별리그 경기 중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왼쪽 눈 주변을 크게 다친 손흥민은 안와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3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일어난 큰 부상으로 대회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해졌으나 손흥민은 마스크를 끼는 투혼으로 출전을 강행해 감동을 안겼다.
한국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격파하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하면서 손흥민은 태극마크를 달고 세 번째 도전 끝에 월드컵 16강 무대를 밟았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과거와 같은 폭발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부상 여파도 물론 있었지만, 이번 시즌 팀에 합류한 윙백 이반 페리시치와의 조합을 비롯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술에서 손흥민의 재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3월 말 콘테 감독이 물러난 뒤 손흥민은 4월에만 4골을 터뜨리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8일 브라이턴과의 30라운드(2-1 승) 땐 선제골로 EPL 통산 100호 골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기도 했다.
EPL 100골은 역사를 통틀어서도 34명밖에 이루지 못한 기록으로, 아시아 선수로는 단연 최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이후 260경기 만에 EPL 100골을 돌파했다.
UCL 진출을 위한 리그 4위 경쟁이 위태로워지자 콘테 감독을 경질했던 토트넘은 이후 부진을 거듭했다. 이날 리즈와의 최종전에서 4-1로 이겼으나 결국 8위(승점 60)에 머물러 다음 시즌 유럽 클럽 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토트넘은 2010-2011시즌부터 빠짐없이 유럽 대항전에 출전해온 터라 손흥민에겐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지 못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가운데 의미 있는 기록과 성과도 남긴 시즌이었지만, 팀 성적에선 특히 아쉬움이 많이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