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극심한 재정난 속 임금 체불 등으로 물의를 빚은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이 리그 퇴출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앞서 보름간 '최후의 유예'를 받았다.
KBL 관계자는 31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 달 16일 오전 7시 데이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할 임시 총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KBL 측과 데이원을 포함한 10개 팀 단장 간 2시간 넘는 논의 끝에 결정된 사안이다.
이에 따라 데이원은 다음 달 15일까지 선수, 직원 임금 체불을 비롯한 각종 부채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됐다.
데이원의 정경호 단장뿐 아니라 박노하 대표까지 이사회에 참석, 부산시와 연고지 협약을 체결한 문건과 네이밍 스폰서 후보 기업을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구단 운영 계획을 설명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마지막 결정을 할 총회를 열기로 합의한 것이니 KBL로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KBL 정관 제12조에서는 '구단을 운영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사회 심의를 거쳐 총회에서 ¾ 이상 찬성으로 문제의 팀을 제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정 단장은 이사회를 마친 후 취재진에 "(구단의) 위기 해결 방안을 제출했다. 이후에는 KBL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그간) 정해진 날짜를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임금 체불 상황에 대해서는 "100% 해결하겠다고 (이사회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끝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계획을 묻자 정 단장은 "KBL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다음 달 15일 이전이라도 최대한 빨리 해결하라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산시와 협약 외 구단 재정을 받쳐줄 네이밍 스폰서 후보 기업과 협상 상황에 대한 질의에는 "진행 중인데 날짜가 문제"라며 "우리 쪽도 총회 일정을 받았지만 (상대도) 이사회 등을 잡아야 하지 않나. 조속히 마무리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데이원은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 데이원스포츠라는 운영 법인을 앞세워 프로농구에 뛰어들었다.
캐롯손해보험을 네이밍 스폰서로 유치하면서 야심 차게 '캐롯'이라는 팀명으로 출범했지만 악재 속에 어렵게 한 시즌을 마쳤다.
KBL 가입비 격인 특별회비를 지연 납부하고, 선수·직원 월급 지급을 몇 달씩 미루는 등 재정난에 따른 경기 외적 논란을 야기한 끝에 지난 3월 캐롯손보가 후원 계약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캐롯 대신 데이원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 구단은 최근에는 연고지 이전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 했다.
존속 가능성을 놓고 농구계의 의구심이 커지는 와중에 데이원은 부산시로 연고지를 옮기는 안을 타진했다.
데이원은 지난달 초 경북 포항시와도 연고지 이전안을 논의했으나 실질적으로 운영자금을 부담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없이 이전이 최종 무산됐다.
제명 여부를 가를 최후의 총회 일정이 잡히면서 이정현, 전성현 등 데이원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앞날에도 농구계와 팬들의 이목이 쏠리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프로스포츠 남자농구 표준계약서 제23조에 따르면 구단이 정당한 사유 없이 급여를 3개월 이상 미지급한 경우 선수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더불어 구단이 KBL에서 탈퇴하거나 제명되는 것도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
데이원은 창단 첫 시즌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해 4강 PO까지 올랐으나 통합 우승팀 안양 KGC인삼공사에 1승 3패로 밀려 2022-2023시즌을 마쳤다.
(고양=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지난달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캐롯과 안양 KGC인삼공사 경기에서 고양 전성현이 3점슛을 성공한 뒤 백코트하고 있다. 2023.4.17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