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전국에서 유일한 섬마을 야구부가 있는 인천 덕적고가 교육당국에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을 요청했다.
31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2021년 10월 창단한 덕적고 야구부 학생들은 덕적도 진리에 있는 옛 덕적면 관사 3개 동을 2025년 2월까지 3년간 무상 임대해 쓰고 있다.
그러나 1990년에 지어진 이 관사는 시설이 낡고 공간이 좁아 선수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이달 현재 야구부원은 모두 29명이지만 관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32명이어서 추가 인원 수용 여력도 거의 없다.
덕적고는 내년부터 신입생이 추가로 입학해 야구부원이 늘어나면 관사 공간이 부족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학교는 내년이면 야구부원이 3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덕적고는 이달 중순께 덕적도를 방문한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들과 인천시교육청에 야구부원과 기존 학생들이 함께 쓸 수 있는 교내 기숙사를 지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학교 측은 숙소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의 노력으로 어렵게 창단한 야구부가 존폐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덕적고는 2021년 전교생 수가 14명까지 줄어 폐교 위기에 놓였으나, 주민들 후원으로 야구부를 창단한 뒤 전국의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전교생이 38명까지 늘었다.
학교는 또 야구부가 아닌 학생들도 진리에 있는 학교와 비교적 멀리 떨어진 북리·소야리·서포리 등지에서 원거리 통학을 하는 경우가 많아 기숙사 신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덕적고 관계자는 "일반 학생 9명도 학교와 먼 마을에 살고 있어 등하교 시간에만 운영하는 통학버스가 없이는 통학이 어렵다"며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은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 돼 일찍 귀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기숙사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추후 기숙사 활용도와 덕적고의 학생 수 증가 추이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여러 방면으로 학교의 요구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관사 임대 기간이 1년 반 넘게 남은 상황인 데다 기숙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식당을 포함한 부대 시설이나 인력도 필요하다"며 "소요 예산이나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숙사 신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