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3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26)은 1회 첫 타석부터 1군 투수의 공이 그리웠다는 듯 LG 선발 이민호를 물고 늘어졌다.
끊임없이 파울로 커트하다가 13구 만에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그 타석 한 번으로 복귀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지난달 28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도루하다가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됐던 그는 재활 훈련과 퓨처스(2군)리그 출전을 거쳐 30일 1군에 복귀했다.
경기에 앞서서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황성빈은 "야구를 텔레비전으로밖에 못 보니까 그게 아쉬웠다. 너무 간지럽더라"며 "그래도 팀이 잘 나가고 많은 경기에서 이겨서 그 부분은 좋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한 달 만에 1군에 돌아온 황성빈의 가장 큰 변화는 헤어스타일이다.
금발로 변신하고 나타난 그는 "최근에 다치고 좀 바꿔보자는 생각에 기분 전환하려고 탈색했다"면서 "(팬들이) 잔소리하는 '힙한' 할머니 같다는 반응이 많더라"며 웃었다.
황성빈은 구단 유튜브를 통해 복귀 하루 전 팬들에게 먼저 인사했다.
이때 포지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안권수와 함께 등장했다.
안권수와 친하게 지낸다는 황성빈은 "서로 배우고 같이 경기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저희가 맡은 역할을 해야 팀이 더 올라간다"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이날 황성빈은 우익수, 안권수는 좌익수로 선발 출전하고, 신인 김민석이 중견수로 나섰다.
롯데 유니폼 판매 5위 안에 드는 황성빈에게 '유니폼 완판남' 김민석은 인기가 있는 게 납득이 가는 매력적인 선수다.
황성빈은 김민석의 별명인 '사직 아이돌'을 언급하며 "제가 봐도 인기가 많을 거 같다. (안권수와 김민석까지 외야수) 셋 다 잘해야 한다"고 유대감을 드러냈다.
황성빈은 처음 다쳤을 때 6월이 돼야 복귀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괴물 같은 회복 속도로 그라운드에 복귀한 그를 두고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절대 무리한 게 아니다. 온전하게 기량을 보여줄 수 있게 100% 상태로 복귀한 것"이라고 따로 설명하기도 했다.
롯데는 황성빈의 회복을 돕기 위해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의료원으로 보내 열흘가량 치료받도록 했다.
그 덕분인지 재활 기간을 단축해 그라운드에 복귀한 그는 "치료받는 동안 비가 많이 와서 방에 혼자 있는데 많이 외로웠다. 형들이 많이 연락해줘서 고마웠는데, 특히 (이)학주 형이 제일 많이 해줬다"고 했다.
시즌 타율 0.316으로 활약 중인 황성빈의 복귀로 롯데 테이블세터는 정확도와 속도를 겸비하게 됐다.
프로에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크게 다쳤다는 그는 부상에 대한 두려움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황성빈은 "움츠러들면 내 플레이를 못 한다. 그래서 수비할 때도 더 빨리 뛰려고 한다"면서 "전준호 코치님이 '슬라이딩 꼭 하고, 다치면 안 된다'고 걱정해주신다. 이제는 내가 보답할 차례"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