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가장 낮은 8번 시드로 플레이오프(PO)에 나선 미국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가 '7차전 혈투' 끝에 보스턴 셀틱스를 누르고 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라섰다.
마이애미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TD가든에서 열린 2022-2023 NBA 동부 콘퍼런스 결승(7전 4승제) 7차전 원정 경기에서 보스턴을 103-84로 꺾고 시리즈 최종 승자가 됐다.
3승을 먼저 챙겼지만 4, 5, 6차전을 내리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린 마이애미는 운명의 7차전에서 다시 힘을 내 2년 연속 동부 결승에서 만난 보스턴을 물리쳤다.
7위로 정규리그를 마치고,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거쳐 8번 시드를 잡은 마이애미는 PO 1회전에서 올 시즌 전체 승률 1위(70.7%) 밀워키 벅스를 4승 1패로 누르는 이변을 썼다.
2회전에서 5위 뉴욕 닉스를 4승 2패로 연파하고 동부 결승 무대를 밟은 마이애미는 올 시즌 2위 팀이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른 강호 보스턴까지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마이애미가 챔프전에 나선 건 르브론 제임스가 이끈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한 2019-2020시즌 이후 3시즌 만이다.
남은 상대는 지난 2시즌 모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리그 최고 센터 니콜라 요키치가 이끄는 덴버 너기츠로, 두 팀은 다음 달 2일 1차전부터 올 시즌 마지막 시리즈를 시작한다.
NBA에서 8번 시드로 PO에 출전한 팀이 우승한 적은 없다. 1999년 뉴욕 닉스가 동부 8위로 챔프전에 올랐지만, '트윈타워' 팀 덩컨과 데이비드 로빈슨이 활약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무릎을 꿇었다.
마이애미의 마지막 우승은 제임스가 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2012-2013시즌으로 10년 전이다.
직전 6차전에서 0.1초 전 나온 데릭 화이트의 기적 같은 팁인 슛으로 NBA 사상 네 번째로 PO 시리즈에서 3연패 후 3연승 한 팀이 된 보스턴은 결국 새 역사는 쓰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7전 4승제 PO 시리즈에서 승리 없이 3연패 한 팀이 승부를 뒤집은 경우는 1946년 출범한 NBA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다.
변칙적인 지역 방어를 활용해 전반부터 55-41로 리드를 잡은 마이애미는 보스턴의 거센 추격에도 3쿼터 9점을 몰아친 케일럽 마틴의 '깜짝 활약'으로 두 자릿수 점수 차를 유지한 채 4쿼터를 맞았다.
4쿼터 초반 제일런 브라운이 두 차례 실책을 저지르자 '에이스' 지미 버틀러가 연속 4득점을 올리며 보스턴의 기세를 꺾었고, 슈터 덩컨 로빈슨의 3점에 이어 뱀 아데바요가 자유투 득점을 올린 경기 종료 7분 전에는 91-71, 20점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팀 내 최다인 28점을 올린 버틀러가 7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을 보태며 마이애미를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공을 인정받은 버틀러는 동부 결승 최우수선수로도 뽑혔다.
마틴도 3점 4방을 포함 26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아데바요도 12점 10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다.
마이애미가 50%의 3점 성공률에 더해 상대보다 9개 많은 53개 리바운드를 챙기며 외곽·골밑에서 모두 압도한 가운데 보스턴은 실책만 15개를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경기 초반 슛을 던진 후 착지 과정에서 왼 발목을 다친 제이슨 테이텀이 막판까지 41분을 소화했지만 14점·필드골 성공률 38.5%로 부진한 게 뼈아팠다.
테이텀과 원투펀치를 이룬 브라운은 실책만 8개를 저질렀고, 슛도 23개 던졌지만 15개를 놓치는 부진 속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만 했다.
'6차전의 영웅' 화이트가 18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보스턴의 시즌 최종전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