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 포수 조형우(21)는 지난달 28일 KBO가 발표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예비 엔트리에 포수가 19명이나 있습니다"라고 몸을 낮추던 조형우는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기 전인) 지난해에는 예비 엔트리에 뽑히지 못했는데 올해는 뽑혔다. 사실 조금 놀랐다"고 웃었다.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포수 19명 중 조형우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는 김동헌(18·키움 히어로즈)뿐이다.
조형우가 포수 유망주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조형우는 1년 사이에 부쩍 자라 1군 경기에도 꽤 자주 출전하고 있다.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조형우는 "내가 늘 목표를 높게 잡는 편인데, 그래도 1군 경기에 출전할 때면 '잘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다. 그런데 (4월 28일과 2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고, 두 경기 모두 이겨서 걱정을 덜었다"며 "이제는 1군 경기에서도 떨지 않는다. 주말이면 랜더스필드에 관중 2만명이 찾아오시는데, 그런 분위기도 이제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SSG에 입단한 조형우는 2022년 1군에서 9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출전은 하지 못했지만, 엔트리에는 포함됐다.
올해는 시즌 초부터 조형우의 얼굴이 자주 보인다.
조형우는 4월 1일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6경기에 출전했다.
4월 29일 인천 두산전에서는 1군 무대 첫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했다.
조형우는 "지난해까지는 1군 경기에 출전해도 한 타석 또는 두 타석만 섰다. 4월 29일에는 5타석이나 들어섰다"며 "기회를 얻으면 그만큼 안타를 더 많이 칠 선수라는 이미지를 심고 싶었다. 다행히 두산전에서 안타 2개(5타석 4타수 2안타, 희생번트 1개)를 쳤다"고 밝게 웃었다.
조형우는 '수비'에서는 이미 '1군급 선수'라고 평가받았다.
타격이 약점이었지만,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율 0.379(95타수 36안타)를 올리며 타석에서도 자신감이 생겼다.
조형우는 "포수는 수비에 무게를 두는 포지션"이라고 말하면서도 "최근에 좋은 타구가 점점 늘고 있다. 좋은 타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안타가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코치님들의 도움 속에 타격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형 SSG 감독은 'SSG 포수 세대교체'가 화두에 오를 때마다 "우리 팀에는 조형우라는 좋은 포수 유망주가 있다"고 했다.
조형우는 김원형 감독의 기대만큼 성장하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선발은 조형우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조형우는 "예비 엔트리에 나보다 좋은 포수가 많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매일 최선을 다하면,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포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때도 최선을 다해 훈련하겠다. 발전하는 포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