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5.3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31일 오전 서울시가 발송한 경계경보 위급재난 문자는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를 위해 서울을 찾은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휴대전화에도 도착했다.
서튼 감독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원래 잘 때 휴대전화는 무음 기능으로 바꾼다. 그런데 (새벽에) 휴대전화에 (큰) 소리가 나서 '이건 뭔가 일이 벌어졌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고 돌아봤다.
처음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이 휴전 중인 국가라는 점을 떠올려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몇 년 지내면, 여느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무덤덤하게 일상을 보낸다.
북한이 서해 방면으로 발사체를 쏘자 서울시가 발송한 위급재난 문자는 결국 오발령으로 정정됐다.
서튼 감독은 "일단 휴대전화 번역기로 (위급재난 문자를) 돌려보니 '서울에서 탈출하라'고 적혀 있더라. 전쟁이 나더라도 어쩔 수 없기에 '이제 세계 3차 대전이 시작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며 웃으며 말했다.
현역 선수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KBO리그에서 뛰고, 지도자로 2020년 다시 KBO리그에 복귀해 어느 정도 '한국살이'에 익숙해진 서튼 감독이라 덤덤하게 넘길 수 있었다.
서튼 감독에게는 전날 경기 중 벌어진 '횡사'가 더 놀라운 사건이었다.
롯데는 0-1로 끌려가던 2회 1사 1, 3루 기회에서 박승욱의 1루수 땅볼 때 타자주자가 먼저 1루수에게 태그아웃당한 뒤 3루와 홈 사이에서 멈춰 선 유강남까지 아웃됐다.
서튼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유강남 선수 플레이가 저를 더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롯데는 LG와 접전 끝에 1-3으로 졌다.
서튼 감독은 "롯데와 LG가 만나면 많은 팬이 찾아오시고, 항상 끝까지 예측 불가능한 좋은 경기를 해서 LG와 경기는 기대된다"면서 "플레이오프와 분위기가 비슷해서 어린 선수들이 미리 경험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