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대기록을 세웠지만 소속팀 토트넘은 리버풀에 패해 6위로 추락했다.
토트넘은 1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2-2023 EPL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허용하고 3-4로 석패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승점 54·골 득실 +6)은 리버풀(승점 56)에 5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토트넘은 7위 애스턴 빌라(승점 54·골 득실 +4)와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에서 겨우 앞선 가운데 3경기나 덜 치른 8위 브라이턴(승점 52)에도 승점 2차로 쫓기는 불안한 처지에 놓였다.
다만 손흥민은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정규리그 10호 골을 기록, EPL 개인 통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해 EPL 첫 시즌 정규리그에서 4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2016-2017시즌 14골, 2017-2018시즌 12골, 2018-2019시즌 12골, 2019-2020시즌 11골, 2020-2021시즌 17골, 2021-2022시즌 23골(공동 득점왕)을 터트렸고, 올 시즌에도 10골을 채워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이뤄냈다.
더불어 손흥민은 EPL에서 개인 통산 103골째를 기록,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와 함께 역대 EPL 최다득점 랭킹 32위에 랭크됐다.
손흥민은 대기록을 세웠지만 토트넘은 전반 15분 만에 3골이나 헌납하는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전반 3분 만에 리버풀의 커티스 존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2분 뒤 루이스 디아스에게 추가골을 허용했고, 전반 15분에는 무함마드 살라흐에게 페널티킥으로 또다시 실점해 순식간에 0-3으로 끌려갔다.
통계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전반 15분 만에 총 13골을 헌납했다.
이는 울버햄프턴(2011-2012시즌 16실점), 입스위치(1994-1995시즌 15실점), 셰필드 유나이티드(1993-1994시즌 14실점)에 이어 EPL 통산 4번째 '전반 15분 다실점' 기록이다.
그러나 토트넘도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토트넘은 전반 39분 이반 페리시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투입한 크로스를 해리 케인이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추격골을 터트렸다.
이번 득점으로 리그 25골을 기록한 케인은 EPL 통산 208호 골을 작성하며 역대 최다득점에서 웨인 루니(208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대 최다 골인 앨런 시어러(260골)에 이어 공동 2위다.
손흥민은 후반 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기막힌 왼발 감아차기로 득점을 노렸지만 공이 리버풀 왼쪽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손흥민은 마침내 후반 32분 후방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투입한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 부근으로 쇄도한 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완성했다.
토트넘은 후반 48분 손흥민이 왼쪽 중원에서 차올린 프리킥을 히샤를리송이 골 지역 정면에서 헤더로 득점에 성공하며 극적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시즌 5호 도움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토트넘은 1분 뒤 리버풀의 디오구 조타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어야 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에 빠진 토트넘은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3)와 격차가 9점으로 벌어져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1~4위) 확보가 더욱 힘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