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4월 부진에 빠졌던 롯데 자이언츠 오른손 투수 박세웅(28)은 묵묵히 루틴을 지키면 원래 모습대로 공을 던질 거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그 기대대로, 좋았을 때 영상을 보며 좋은 기억을 되살리고자 노력했던 그는 5월 롯데 마운드를 지킨 '안경 쓴 에이스'로 돌아왔다.
4월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1패 평균자책점 5.12에 그쳤던 박세웅은 5월 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88로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달 3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리그 팀 타율 1위(0.289) LG를 맞아 6이닝 1실점으로 타선을 봉쇄했다.
박세웅은 "(대표팀에 다녀온) 3월에도 사실 투구 밸런스가 무척 좋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순간순간 (임시방편으로) 대처해서 넘겼는데, 4월에는 그게 잘 안되더라. 1년을 뛰다 보면 어느 정도 안 좋은 시기가 오는데, 올해는 그게 빨리 온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2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초 롯데선발투수 박세웅이 역투하고 있다. 2023.5.25 [email protected]
5월 호투는 박세웅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를 코앞에 두고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달 8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파견할 선수단 규모를 결정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에 앞서서 24인의 최종 명단을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
선수 선발을 맡은 KBO 전력강화위원이 '매의 눈'으로 최근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월 맹활약한 박세웅이 최종 명단 승선에 그만큼 가까이 다가섰다는 걸 알 수 있다.
박세웅은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으로 성인 대표팀에 데뷔한 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다.
특히 올해 3월 WBC에서는 일본전에 구원 등판해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콜드게임 패배 수모를 막는 등 인상 깊은 투구를 선보였다.
(도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2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체코와 한국의 경기. 5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체코 무지크를 상대하던 한국 박세웅이 주심을 향해 손가락을 뻗고 있다. 2023.3.12 [email protected]
이미 국제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검증을 마친 셈이라 이변이 없는 한 박세웅은 3장까지만 쓸 수 있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박세웅은 "항공권 발권과 체류비까지 자비로 할 수 있다"는 농담으로 아시안게임 출전에 관한 간절한 소망을 드러냈다.
4월 롯데의 상승세를 나균안이 이끌었다면, 5월에는 박세웅과 한현희가 쌍끌이했다.
덕분에 롯데는 5월을 선두 LG에 2경기 뒤처진 3위로 마감하고 상위권 경쟁을 이어간다.
롯데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출전이었던 2017년 멤버이기도 한 박세웅은 "그때는 전반기에 처져있다가 후반기에 올라갔고, 지금은 초반부터 상위권이라는 게 다르다. 어떻게 지켜내느냐가 과제"라며 "그때 준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다면, 올해는 좀 더 높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고 싶다"고 소망했다.